2010년 10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총 12편으로 방영된 <신만이 아는 세계>는 '소년 선데이'에서 인기리에 연재중인 동명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독특한 세계관과 오타쿠 특유의 문화가 잘 녹아있는 작품이라 어느정도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다. 제작사는 manglobe INC로 <사무라이 참프루><미치코와 핫친><납치사 고요> 등을 제작해 다작보다는 수작을 내놓는 제작사이다보니 어느정도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실제로는 호불호가 상당한 작품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원작이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애니화할때는 걱정이 많았지만 나쁘지는 않았다고 본다. 국내에서는 일본과 비슷한 날짜에 애니플러스에서 동시방영하였다.
2. 애니메이션의 재미요소
<신만이 아는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요소는 바로 독특한 주인공이다. <신만이 아는 세계>의 주인공인 카츠라기 케이마(CV : 시모노 히로)는 넷상에서 함락신이라 불리우는 미소녀 게임의 달인이다. 그가 공략한 히로인이 만명을 넘으며 매달 새로 나오는 미소녀 게임을 누구보다 빠르게 클리어하는 달인이며 그도 그럴게 모든 시간을 미소녀 게임을 하는데 소비한다. 자연스레 현실에는 신경을 전혀 쓰지 않는 대범한 성격이다. 하지만 그런 그도 도주혼 사냥에 휘말려 현실의 여자를 공략해야 하는 순간이 오는데 그럴 때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미소녀 게임의 공략법을 재치있게 이용해 성공해 나간다. 원작 팬들은 케이마의 성우는 함락신의 카리스마를 돋보여줄 후쿠야마 쥰(<코드기어스>의 를르슈를 의식한듯)을 꼽고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모노 히로였고 처음에는 반발이 많았지만 케이마의 바보같은 면을 표현하는데는 시모노 히로가 적절했다. 사실상 12화를 통해 manglobe INC가 케이마를 어떤 캐릭터로 컨셉을 잡았는지 보여주었기에 더 할 말은 없다.
<신만이 아는 세계>의 세계관은 특이하다. 흔히 말하는 지옥이라는 곳에 악마들이 사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악마가 아닌 질서를 지키는 악마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300년전, 악마들이 인간의 혼을 모아 천계와 명계 그리고 인간계를 전부 정복하려 했지만 천계의 왕족이 이들을 봉인했다. 하지만 봉인이 풀리고 탈출하는 악마들이 있는데 이를 '도주혼'이라고 하며 봉인된 악마 대신 새로이 자리 잡은 신악마들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도주혼을 사냥하러 인간계로 내려온다. 도주혼은 특별한 사연때문에 마음의 틈이 생긴 소녀에게 숨어들어가며 도주혼을 빼내려면 마음의 틈을 채우는 수밖에 없다. 대부분 그 틈을 사랑으로 채워주며 채웠다는 증표는 대부분 사랑의 키스이다. 도주혼이 빠져나가면 그동안의 기억이 사라지기 때문에 공략->해결, 공략->해결 정도로 반복적인 진행이다. 마치 미소녀 게임에서 히로인을 한명 한명 공략하는 듯한 진행을 보여주며 그렇기 때문에 매니아 층에서의 몰입도가 상당하다.
3. 상세 리뷰(작품 내의 중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니 접어둡니다.)
카츠라기 케이마(CV : 시모노 히로)는 넷상에서 '함락신'이라 불리울 정도로 미소녀 게임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실력을 지니고 있다. 만번째 히로인 공략을 끝낸 케이마는 흐뭇해하며 메일을 보고 있는데 수상한 메일을 발견한다. 공략해줬으면 하는 여자가 있다는 둥 다소 도발적인 메일을 받은 케이마는 제대로 읽지도 않고 수락을 눌렀더니 하늘에서 한 악마가 떨어졌다. 그 악마의 이름은 엘류시아 드 루트 이마(이하 엘시, CV : 이토 카나에)였고 인간계로 내려온 도주혼을 잡으러 파견된 신참 도주혼 부대원이었다. 케이마는 악마와 계약했기 때문에 이를 어길 시에는 목에 걸린 길로틴 목걸이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엘시는 케이마에게 도주혼을 잡기 위해 도주혼이 들어간 현실의 여자아이를 공략해달라는 무리한 부탁을 한다.
엘시는 케이마와 활동하기 위해 케이마의 여동생으로 위장하고 있고 악마의 특징인 날개옷으로 물건을 가리거나 물건이 외형을 바꾸는 등 악마다운 능력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꽤나 덤벙거리는 무능한 성격이다. 케이마를 신님, 신오라버니 등으로 부르며 따른다. 그리고 특이하게 빨간 소방차를 광적으로 좋아한다. 여담으로는 애니판에서 상당히 용된 캐릭터같다. 특히 이토 카나에의 연기가 엘시에게 참 잘 어울린다.
케이마가 엘시와 만나자마자 바로 공략에 들어간 첫번째 히로인은 타카하라 아유미(CV : 타케타츠 아야나)였다. 학교 친구들에게 '오타쿠 안경'이라 불리우며 무시당하는 케이마에게 그나마 말을 걸어주는 아유미는 육상부 소속이다.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고 케이마는 그것을 노려 연습하는 아유미를 적극적으로 응원해준다. 하지만 아유미는 그런 케이마의 응원을 창피해한다. 그리고 시합 전날, 아유미는 허들을 넘다 넘어져 다리를 다친다. 그래서 대회는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수상하게 여긴 케이마는 아유미를 몰래 불러낸다. 항상 전력으로 달릴때 머리를 묶던 아유미가 머리를 묶지 않고 달리다 넘어졌다는건 꾀병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아유미는 아무리 연습을 해도 기록이 늘지 않아 시합을 포기하기 위해 꾀병을 부렸다고 한다. 케이마는 이런 아유미를 북돋아주며 아유미의 마음의 틈을 채워주었고 키스를 받았다. 그리고 아유미는 다음 날에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다.
케이마가 공략에 들어간 두번째 히로인은 아오야마 미오(CV : 유우키 아오이)이다. 미오는 재벌가인 아오야마가의 딸이지만 1년 전에 아버지가 죽어서 회사가 넘어가고 단칸방 신세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아오야마가의 긍지를 버리지 못해 무리하게 부잣집 자식처럼 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케이마에게 들켰고 이는 둘만의 비밀이 되어버린다. 케이마는 미오의 운전수를 자처하며 매일같이 미오를 마중나갔다. 케이마는 미오에게 있어서 볼품없는 서민이었지만 성실한 모습에 끌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정도 뿐이었는데 마침 미오에게 온 부유층의 파티 초대장을 케이마가 발견했고 그곳으로 미오를 끌고왔다. 하지만 차마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지나가던 상류층 사람들에게 모욕을 듣는다. 그제서야 케이마는 거짓된 긍지는 버리고 자신을 위해 살아가라고 미오를 설득한다. 그리고 동요하는 미오에게 키스를 해주며 마음의 틈을 채워준다. 미오는 이후에 평소에는 신경도 안쓰던 동전이라는 것도 써보며 현실에 적응해가려 한다.
케이마는 '크레용 ~소라의 아트~'이라는 게임때문에 제대로 된 생활을 못할 정도로 시달리고 있었다. 아스카 소라(CV : 사쿠라이 토모)라는 히로인 한명만 등장하는 게임인데 게임 자체가 상당히 불안정해 세번 킨다면 두번은 켜지지 않고 작화가가 여러명인지 중간중간 CG가 이질감이 느껴지는 등 23번이나 연기한 게임 치고 상당히 엉망이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엔딩 직전의 선택지에서 어떤 선택지를 눌러도 다시 선택지로 돌아오는 무한 루프가 실행되는 버그가 존재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엔딩을 포기했고 발매한 회사마저 망해서 앞으로 희망도 없는 게임이었지만 케이마는 함락신의 이름을 걸고 엔딩을 보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눌러보며 루프 탈출을 시도했다. 마침내 케이마는 루프 탈출에 성공했지만 그 뒤의 장면은 버그로 깨져있었다. 그 후에도 케이마가 매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에서는 '크레용 ~소라의 아트~'의 엔딩을 본 사람이 오직 한명 존재했었다는 루머만 돌아다니고 있다. 원작에서 1화 분량으로 단 18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스토리를 1화로 늘인게 좋은 현상인지 나쁜 현상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소리의 캐릭터 CD까지 발매할 정도니까 수완 하나는 좋다고 평가하겠다.
케이마가 공략에 들어간 세번째 히로인은 최우수 신인상을 받은 유명한 아이돌인 나카가와 카논(CV : 토우야마 나오)이다. 카논은 같은 반인 케이마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해서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케이마를 전기충격기로 지져버린다. 자신을 신경쓰지 않는 케이마를 보고 카논은 자신이 존재감이 없던 어릴 적을 떠올린다. 그 트라우마로 인해 몸이 투명해질 정도였다. 케이마는 카논에게 메일 주소를 알려주었고 카논은 힘들 때마다 케이마를 불러내 안심하곤 하였다. 그러던 중 카논은 크리스마스 이브때 1만명이나 되는 임해 홀에서 단독 라이브 콘서트를 맡게 되었지만 콘서트 직전에 자취를 감추었다. 카논은 자신이 과거에 있었지만 해산된 '시트론'이라는 팀을 떠올리며 또 다시 투명해지는걸 두려워한다. 케이마는 이런 카논을 놓치지 않고 찾아냈다. 카논은 모든걸 포기하고 케이마에게 매달리려 하지만 케이마는 그것을 거부하고 카논을 기다려주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여준다. 케이마는 카논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키스를 받으며 마음의 틈을 채워준다. 그리고 카논은 콘서트장에 무사히 복귀해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다. 원작에서의 실 분량은 4화 수준이지만 <신만이 아는 세계> 히로인중 가장 긴 화수인 3화분을 차지했고 덤으로 카논을 본격적으로 띄워주는 마케팅을 해 눈에 띄었다.
케이마가 공략에 들어간 네번째 히로인은 도서위원인 시오미야 시오리(CV : 하나자와 카나)이다. 항상 도서관에 책을 쌓아두고 읽는 성실한 문학소녀로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책을 너무 좋아해 손에서 떼어놓지 않고 누가 부르면 책에서 본 말투를 그대로 말할 정도로 서툴다. 사람과 대화를 할때 여러가지 생각을 하느라 말을 못할 정도로 답답하다. 미소녀 게임에서 마음의 소리 정도야 표시되니까 알기 쉽지만 현실에서는 그런게 있을리가 없기 때문에 큰일이었다. 케이마는 시오리를 끌어내기 위해 책을 좋아하는 시오리 옆에서 책을 흉보기도 해보고 도서관의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며 맞장구도 쳐주면서 눈도장을 찍어준다. 한편, 도서관에서 시청각 부스를 설치하려 하고 그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 빈도가 적은 장서를 처분하기로 결정한다. 그 공지를 본 시오리는 도서관을 걸어 잠그고 농성을 시작한다. 이때 케이마는 천장을 뚫고 농성중인 시오리와 함께 하기로 한다. 케이마는 현실을 두려워해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걸 꺼려하고 도서관에 틀어박혀있고 싶은 시오리에게 용기를 주고 키스를 하며 시오리의 마음의 틈을 채워준다. 시오리는 용기를 가지고 시청각 부스 건에 대해 건의사항을 말하고 장서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시오리편도 <신만이 아는 세계> 히로인중 가장 긴 화수인 3화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시오리 편은 시오리의 독백이 상당히 많이 전개가 꽤 늘어졌다. 예를 들면 원작에서는 한컷에 표현하는 많은 대사량을 애니화하니까 1분정도가 걸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엔딩 부분의 연출은 꽤 괜찮았다고 본다. 여담으로, 시오리 역의 하나자와 카나는 상당히 어울렸다. 특히 소위 말하는 개미 기어가는 소리 정도로 케이마를 혼내는 장면은 귀여웠다.
<신만이 아는 세계> 1기의 마지막 화인 12화에서는 원작 코믹스 1화 분량에 해당하는 케이마의 게임 모습을 보여주었다. 최근 도주혼을 잡느라 게임을 못한 케이마는 방문을 틀어잠그고 함락신 모드로 돌입한다. 엘시가 문을 따고 들어가자 케이마는 6개의 모니터를 보며 엄청난 속도로 기기 각각의 컨트롤러를 조종해 게임을 동시로 즐기고 있었다. 몸에 한계가 올때까지 게임을 즐기고 나서 마침내 한명의 히로인만을 남겨두었을 때 기운이 다해 쓰러질 뻔 하지만 모니터 속에 있던 게임 캐릭터들이 케이마를 게임의 세계로 데려와 케이마의 진심이 담긴 괴랄한 엔딩을 부르며 끝냈다. 애니메이션판의 12화는 꽤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웅장한 오프닝과 함께 실행되는 함락신 모드를 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오리지날로 잠시 케이마와 엘시가 외출을 하는 장면이 있다. 엘시는 케이마의 모습을 비참하게 생각하지만 케이마는 허울 좋은 말로 얼버무릴 뿐이었다. 사실 원작을 참조해도 이 시점에서는 케이마가 나아지는게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긴 하지만 12화의 묘사는 케이마를 단순히 게임에 미친놈처럼 묘사를 했다는게 조금 껄끄러웠다. 물론 그런 걱정도 엔딩이 나오고 나서 다 덮어졌지만..
4. 개인적인 견해
카츠라기 케이마의, 아니 우리의 이상향일까?
<신만이 아는 세계>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바로 미소녀 게임을 주제로 삼았다는 점이다. <신만이 아는 세계>의 주인공인 카츠라기 케이마는 놀라울 정도로 미소녀 게임에 정통한 달인으로 실제 연애를 해야할 때도 자신의 미소녀 게임 노하우를 이용할 정도로 철저한 게임 세계의 주민이다. <신만이 아는 세계>에 등장하는 히로인들은 지금까지 있어왔던 히로인의 클리셰라 할 정도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케이마의 공략대로 순순히 드러맞는게 아이러니하면서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물론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케이마 역시 2D니까 되는거라고 알고 있어야 하겠다.
<신만이 아는 세계>는 방영하면서 꽤 구설수에 오른 작품이었다. 가장 말이 많았던 건 역시 케이마였던 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후쿠야마 쥰의 케이마를 기대했었지만 실제로는 시모노 히로였고 함락신의 카리스마보단 케이마의 바보같은 점을 더욱 강조하려 했던 manglobe INC의 결정이 꽤나 호불호를 갈리게 했다. 이 점은 12화에서 극을 달하긴 했다. 그리고 분량 조절도 참 용이하지 못했다. <신만이 아는 세계>는 원작 코믹스 1~2권 분량이 되겠다. 히로인 4명에 간단한 이야기 한편씩 섞기에는 괜찮았을지 모르겠는데 카논편이나 시오리편이 다소 늘어진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그렇다고 히로인 한명을 더 껴넣을 수도 없으니 오리지날로 제대로 살리지 못한게 안타깝다. 하지만 케이마를 제외하고 히로인들의 성우는 대부분 환영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이토 카나에와 하나자와 카나가 가장 눈에 띄었다. 그리고 ELISA가 맡은 웅장한 오프닝도 분위기 쇄신에 한몫 하기도 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하나하나 찝어보면 좋은 부분이 많은데 막상 전체적으로 보면 영 깔끔하지 못했던 1기인듯 하다. 현재 2기를 방영하고 있고 슬슬 진짜 내용을 시작하기 때문에 2기 들어서 평가가 많이 바뀌길 빈다.
5. 그 외
신만이 아는 세계를 안써놨다는걸 까먹었다가 급하게 써버렸다. 2/4분기 프리뷰를 써야 하는데 이젠 중간 감상이 되어버리겠다. 그리고 접기 기술 처음 써봤는데 신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