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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StarTRain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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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최근에 플스2와 DVD로 새로 제작된 게임인 'StarTRain'은 'Mixed Up'이라는 회사의 대표작이고 현재 '절대행복선언'이라는 후속작도 나와있다고 한다. 대강 2006년 9월에 나온 게임인데 그닥 눈에 띄는 게임은 아니었다. 재미있는 점은 현재 이 게임을 다운받아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한글패치가 아닌 한글버전이다. 즉, 완전한(?) 불법버전이라는 뜻? 대충 2007년 6월 즈음에 train이라는 분이 배포를 했지만 설치부터 바꿔놓은 한글판 제작에 꽤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었다. '키리키리엔진'이라고 흔히 일윈에서만 실행이 되고 유니코드로 쓰여져 있어서 패치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렇게 만든 것 같은데 그쪽 방면은 잘 모르니까 대충 넘어가자. 유명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매니아들 사이에선 가끔 구설수에 오르는 개념작으로 추천되는 듯 하다. 난 처음 플레이하기 전까지 몰랐지만..

2. 게임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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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하자면, 이야기는 주인공인 모토키 츠카사가 사랑했던 애인인 아이다 나미와 헤어진 시점부터 본 게임이 시작된다. 한창 이성에 눈을 뜨는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첫사랑을 겪는 것이 아닌, 한번 실연을 당한 후에 다시 사랑을 찾는 점에서 다른 게임과 꽤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가벼워보이는 분위기이지만 사춘기를 겪고 있는 츠카사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잘 표현한다. 흔히 말하는 '치유계'일까? 겉모습관 다르게 꽤 어두운 성격을 지닌 츠카사가 차츰 밝아지는 모습을 그리는 하나의 성장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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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요소는 바로 스탠딩 CG. 물론 다른 게임에 비해 훌륭한게 아니라 일반 CG보다 스탠딩 CG가 더욱 괜찮아보이는 특이한 작품이다. 엄연히 두번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엉성함이 남아있긴 했지만 그 갭때문에 스탠딩 CG의 모습에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된다. 특별히 세부 리뷰에서는 루트마다 사진이 두장 이상은 달릴 예정.

위에도 잠깐 말했지만 주로 주인공인 츠카사의 심리상태를 묘사한 작품이라 전체적인 배경은 평범한 고등학교이다. 약간 평범하지 않은게 끼어있긴 하지만 이정도라면 여타 게임과 비교하면 지극히 정상. 또 의외로 이런 분위기의 작품이 은근히 개그요소도 많다. 내가 잘 모르는 패러디까지 있을 정도니 말 다했지. 물론 다루는 내용이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중요한 시기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3. 세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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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의 프롤로그는 주인공인 모토키 츠카사와 어렸을 적 우연히 소꿉친구가 된 두살 위의 아이다 나미와 사귀는 것부터 시작한다. 어렸을 적, 자주 언덕에 나와 별을 보던 츠카사는 자신과 같이 언덕에 나와 별을 보러 온 나미와 만나게 되고 그때부터 사이좋게 지내게 된다. 어느덧 츠카사는 점점 마음이 나미를 향하게 되고 같은 고등학교에 들어와 결국 고백을 하게 된다. 나미는 흔쾌히 승낙하고 둘은 연인으로 지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츠카사는 자신의 동아리실에서 과거의 사진을 발견하게 되고 나미와 같이 찍힌 모리 선배를 알게 된다. 얼마 후, 나미는 모리를 다시 만나게 되고 모리를 대하는 나미의 모습을 본 츠카사는 나미가 모리 선배를 좋아한다는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마을 전통 축제인 칠석 축제때 츠카사는 나미와 헤어지면서 모리 선배에게 고백을 하라고 밀어주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때 나미의 나이는 고등학교 3학년이고 츠카사의 나이는 고등학교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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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카사와 나미는 서로 닮은 점이 있다. 바로 자신을 싫어하는 것. 이 프롤로그는 단순히 츠카사가 애인이 있다가 깨졌다라는 사실만 전하는게 아니라 츠카사의 어두운 성격을 엿볼수 있는 부분이다. 츠카사와 나미는 소꿉친구로 너무나 서로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둘이 함께라면 서로의 약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고백을 하고 연애를 해보고 H까지 해보지만 이것은 사랑의 감정이 아니었다. 나미가 모리를 좋아한다는걸 알지만 나미가 너무나 약하다는걸 알기에 츠카사는 나미를 밀어주는 역할을 선택하게 된다. 정말 나미를 좋아했던 츠카사로서는 마음이 속상하지만 그덕에 나미는 츠카사보다 한발 앞서 원하던 행복에 다가서려 한다. 물론 결과적으로 나미는 모리에게 차였지만 다른 사랑을 만들어 긍정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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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카사의 친구인 마이코히로키. 사실 둘은 그냥 츠카사의 친구들이었는데 프롤로그에서 서로 만나게 되고 하루만에 둘이 눈이 맞아 사귀게 되어 나미를 그리워하는 츠카사와는 대조적으로 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연인사이로 지내게 된다. 주인공의 친구가 대부분 그렇듯이 이 게임에서 없어서는 안될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무대뽀 성격의 마이코와 마이코에게 붙잡혀사는 히로키는 때때로 웃긴 상황을 연출해 웃음을 자아내고 한편으로는 낙담하고 있는 츠카사에게 기운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해준다. 정말 친구다운 녀석들로 게임 내 모든 부분에 이들의 영향력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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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얼빵해보이면서도 성격이나 말투는 무뚝뚝한 츠카사에게 업혀있는 여자아이가 엔비 카나데로 츠카사가 나미를 만나기 전부터 주욱 소꿉친구였다. 나미를 보내고 홀로 남은 츠카사를 위로하며 대담하게 고백을 하게 되는데 시간이 흐르고 그걸 그냥 무마시켜버린다.

카나데는 츠카사와 나미가 사귀고부터 둘을 만나는걸 꺼려하기 시작한다. 카나데는 아주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츠카사를 주욱 좋아해왔는데 츠카사와 나미가 사귀는걸 달갑게 볼리가 없었다. 그래서 꽤나 츠카사에게 차갑게 굴지만 여러모로 챙겨주는 전형적인 츤데레 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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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매년 축제를 들리기 때문에 신사에서 생활하는 카나데는 반드시 보게 된다.


모두 모여서 놀이공원에 가기로 하는데 카나데의 언동을 지켜보던 마이코는 카나데가 츠카사에게 마음이 있다는걸 눈치채고 카나데를 응원해주기로 한다. 평소에 냉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카나데지만 의외로 유령을 무서워한다는걸 알고 유령의 집에서 츠카사와 카나데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해주는 등 갖가지 응원을 해주게 된다. 하지만 츠카사는 카나데가 처음 고백했던 말을 무마시켰다고 그걸로 생각을 끝내버렸기 때문에 괜히 혼자서 혼란만 겪게 된다. 하지만 카나데는 점점 츠카사에게 신경을 써주게 되고 츠카사를 깨우거나 츠카사를 위해 도시락도 싸주게 된다. 


그러다가 축제에서 도서위원으로 알고 있는 칸자키 요모기와 그의 어머니인 칸자키 타카네를 만나게 된다. 취미로 사진을 찍고 있는 타카네는 과학관에 전시할 용도로 카나데를 모델로 삼게 되고 카나데는 결국 승낙하게 된다. 입힌건 무려 웨딩드레스. 카나데는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입어보고 싶다던 웨딩드레스를 입고 촬영하게 된다. 그리고 보답으로 돈대신 놀이공원 티켓 두장을 받게 되고 츠카사와 함께 갈 약속을 한다. 문득 카나데는 츠카사에게 여자다운 일에 관해 물어보고 츠카사는 적당히 '시'라고 대답을 한다. 그 뒤로 하루에 한번씩 카나데는 한줄짜리 시를 츠카사에게 문자를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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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약속대로 다시 놀이공원을 찾게 되고 둘이서 격한 놀이기구들을 타며 즐기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시의 야경을 볼 수 있는 관람차를 타게 되고 카나데는 츠카사에게 키스를 한다. 카나데의 마음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츠카사는 혼란만 겪게 된다. 게다가 우연히 나미와 만나 이야기를 하다 카나데에게 들켜 더욱 복잡한 상황. 츠카사는 카나데의 추천으로 듣던 라디오 방송을 오랜만에 듣게 된다. 이 라디오 방송은 DJ마이코와 DJ히로키가 진행하는 코너로 여기에 항상 사연을 투고하는게 바로 카나데였다. 그 방송을 듣고 카나데가 보낸 마지막 '시'. 그동안 보낸 시의 앞글자를 조합해보면 '츠 카 사 다 이 스 키' 즉, 시로 사랑의 고백을 한 셈이다. 그리고 카나데는 마침내 용기를 내어 언덕으로 츠카사를 불러내 진심어린 고백을 하게 되고 둘은 연인사이가 된다. 


연인사이가 된 후 츠카사와 카나데는 나미를 다시 만나게 되고 나미에게 대입 공부를 배울 정도로 사이가 나아지게 된다. 그리고 앞으로의 진로를 생각하며 둘은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낸다. 그리고 카나데 루트만의 묘미인 에필로그. DJ마이코와 DJ히로키가 전해주는 사연은 감동적이다. 몇년을 기다려온 사랑의 결실이 맺어진 가장 이상적인 루트. 카나데를 가장 처음 클리어해서 그런지 다른 루트에서 카나데가 끼어드는 부분이 좀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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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메하라 아스카는 츠카사와 중학교때부터 함께였긴 했지만 츠카사의 친구라기보단 마이코의 친구였다. 원칙적으로 아르바이트가 금지되어있는 학교지만 집안 사정때문에 특별히 허용해 라면집 아르바이트를 하고 또 아침에 신문배달도 하면서 공부도 착실히 하는 부지런한 학생이다. 그 덕에 자주 졸기도 하고 꽤 멍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스카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말이 바로 '자신을 좋아해야지만 행복해질 수 있다.' 이 말은 츠카사에게 너무나 필요한 말이었다. 자신을 싫어하는 츠카사에게 아스카가 북돋아주는 이 말은 꽤 큰 힘이 되었을 터이다.


사실 아스카의 루트는 좀 황당하다. 사실 츠카사와 아스카는 그냥 평범한 친구정도로 지낸 사이였는데 별안간 아스카는 츠카사에게 고백을 하게 되고 츠카사는 자신을 좋아해주는 아스카를 받아들이게 된다. 항상 행복해지자면서 밝게 행동하는 아스카였지만 사실 집안사정상 그렇게 행복한 집안은 아니었다. 그래서 아스카는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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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는 꽤 빈곤하고 바빠서 츠카사와 사귀고 있으면서도 좀처럼 시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츠카사는 아스카가 다니는 라면집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도 벌고 아스카와 지낼 시간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방학의 보충 수업 후 점심에서 저녁까지 남는 시간을 공부를 하며 효율적으로 쓰자는 계획. 


그렇게 둘은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밤에 아스카의 어머니인 유메하라 츠바메에게 딱걸리게 된다. 츠바메는 아스카가 남자와 사귀는걸 반대했고 그때문에 아스카는 도망치게 된다. 도망친 곳은 츠카사의 집이였고 당분간 츠카사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츠바메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집을 찾아가지만 여전히 츠카사와 자신의 사이를 인정해주지 않는 츠바메때문에 아스카는 다시 뛰쳐나가게 된다. 아스카를 한창 찾던 츠바메는 츠카사의 집을 찾아오게 된다. 츠바메는 남편에게 배신당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고 아스카만은 자신과 같은 과오를 낳지 않기 위해 강하게 키우려고 했던 모양이지만 츠카사의 아스카를 향한 진심을 들은 츠바메는 둘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겨우 아스카를 찾게 되고 그동안 부족했던 어머니의 사랑을 받게 된다. 그덕에 아스카는 다시 밝은 마음을 되찾게 되고 츠카사와 함께 내일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게 된다. 꽤 무난한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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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자키 요모기는 츠카사의 친구라기보단 나미의 후배이자 츠카사와 같은 도서 위원으로 알고 있던 사이이다. 나미로 인해 얼굴을 알게 되고 그 뒤로 친해진 셈이다. 2학년때는 같은 반이 된다. 우연히 츠카사는 통학로에서 길을 헤메고 있는 요모기를 발견하게 되고 그 뒤로 자주 같이 등/하교를 하게 된다. 문자를 주고받으며 서로 더욱 친해지고 둘은 결국 사귀게 된다.


요모기는 꽤 얌전한 성격이지만 아무 거리낌없이 정곡을 찌르는 등 일종의 태클을 걸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독설을 내뱉고 특이한 것을 추구하는 조금 이상한 성격이다. 츠카사가 나미와 사귈 쯔음에 요모기도 남자친구가 있었고 나미의 일때문에 고민하는 츠카사에게 연애상담을 해준 일도 있었다. 그리고 1년 후 둘은 각자 헤어진 상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난 감정을 서로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들은 부족한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사귀게 된 것 같다. 하나보다는 둘이 외롭지 않다는 그런 느낌으로 연애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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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모기와 사귀고나서 서로 떨어졌을땐 항상 문자를 받는다. 그리고 의외로 요모기가 적극적으로 애정행각을 벌여 츠카사가 당황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요모기는 거의 병적으로 츠카사에게 매달리기 시작한다. 문득 츠카사는 나미를 떠올리게 되고 요모기와 사귀고 있는 현재의 기분을 떠올리게 된다. 


요모기와 사귀면서 비록 방학이긴 하지만 학교를 땡땡이치는 등 둘과의 시간을 더욱 요구하게 된다. 츠카사는 요모기의 집에 놀러가 우연히 요모기의 옛 남자친구 사진을 본다. 요모기는 자신이 버려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줄 상대를 찾았던 것이다. 츠카사는 그런 요모기의 말을 듣고 자신의 감정도 이와 똑같다고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다가온 축제날, 츠카사는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고 사귀는 요모기와 헤어지기로 한다. 하지만 요모기는 얼마 못가 츠카사에게 울며 매달리지만 츠카사의 다짐은 완고했다. 하지만 츠카사는 마이코의 조언을 들으며 조금은 요모기에 대한 생각을 키우기로 한다.

그 뒤로 요모기는 학교를 빠지게 되고 츠카사는 요모기가 걱정되 집을 찾아가 요모기의 어머니인 칸자키 타카네와 만나게 된다. 요모기는 상심하면 종종 밖에 나간다며 요모기를 위해 찾아온 츠카사에게 저녁을 해준다. 그러다 요모기를 만나게 되고 방으로 가게 된다. 요모기는 츠카사를 덮치지만 유혹을 뿌리치게 되고 결국 요모기는 긴 여행을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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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모기는 자신을 찾기 위해 방황하고 있다. 매일같이 자신이라는 존재를 찾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는 등 한마디로 헤메이는 타입이다. 산다고 하는건 무엇일까? 자신은 정말로 살아있는 존재일까? 쉽게 말하자면 갑자기 찾아온 삶의 회의라고나 할까.. 사춘기 시절에 생각해볼만한 일종의 자아찾기이다. 요모기는 장기간동안 외딴 곳에서 헤메이고 있었고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찾다가 비로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돌아오게 된다. 돌아온 곳에는 츠카사가 맞이해 준다. 이제서야 자신을 인정하게 된 요모기는 츠카사에게 정식으로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부탁하게 된다. 그리고 수없이 고민하던 자신을 인정하게 된 둘은 다시 재결합하게 된다.


요모기가 고민하는 것은 곧 츠카사의 고민이기도 하다. 둘은 각자 애인과 헤어졌다는 것을 시작으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어중간한 마음을 깨닫고 요모기와 사귈 용기가 없었던 츠카사와 그런 츠카사와 떨어져 지낼 용기가 없었던 요모기의 어긋난 마음은 꽤 오래 지속되었지만 요모기와 츠카사는 각자 깨달음을 얻어 어중간한 마음을 깨고 진지한 사랑을 하게 된다. 은근히 무거운 루트로 무려 '사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고민까지 나왔다. 사춘기 시절에 한번쯤은 겪어볼 삶의 회의에 대한 묘사가 꽤 괜찮았다. 난 이런 고민을 안해봐서 여기 루트를 하고 있으면 덩달아 나도 같이 생각을 하게 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고민 해봐야 쓸데 없다는걸 이미 옛날에 깨달은 나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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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에 주인공의 모습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게임도 몇 없을거다.


이 게임에는 나름 히든 캐릭터인 하타 나나미라는 캐릭터가 있고 카나데, 아스카, 요모기 루트를 끝내고 게임 초반부에 담력시험을 하다 만날 수 있는 캐릭터이다. 한창 담력시험을 하다 문득 플룻 소리가 나서 한바탕 유령소동이 벌어졌는데 그 소리는 츠카사의 동아리실인 취주악부에서 잠시 신세를 지고 있는 여행자인 나나미의 플룻 소리라고 한다. 츠카사는 나나미를 보자마자 나미와 비슷해서 다시 보기 위해 일부러 밤에 학교를 찾아가기로 한다.


나나미는 자신을 여행자라고 하며 돈이 그다지 많지 않아 헤메다가 학교가 문이 열려있길래 취주악부실에 들어와 밤에 신세를 지고 있다고 한다. 꽤 적극적인 성격으로 홀몸으로 무작정 집을 나와 학교에 살 정도로 의지도 강하다. 그리고 세상물정을 잘 몰라 꽤 순수한 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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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카사는 이런 나나미를 자주 챙겨주며 같이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마이코와 히로키에게 들키게 된다. 게다가 학교가 문단속을 하는 바람에 결국 나나미는 마이코의 제안으로 츠카사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된다. 집에 같이 살면서 등/하교때 만나다보니 다른 친구들에게도 알려진 사이가 된다. 결국 모두 함께 지내면서 나나미는 자신이 원하던 행복의 조각을 차츰 쌓아간다. 그렇게 지내면서 츠카사는 처음에는 나미와 닮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나미와는 다른 나나미를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은 빨리 끝나는 법. 나나미는 자신의 마법이 끝난다면서 마지막으로 동네를 한바퀴 돌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이 학교 가운데 있는 중정. 그곳에서 나나미는 죽게 된다.


나나미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해 바깥에 나가지 못하고 줄곧 안에서만 생활해왔다. 나나미는 너무나 바깥생활을 동경했고 시한부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힘을 써서 세상에 홀로 나온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나나미에겐 생소했고 그덕에 나나미는 더없는 행복을 얻었다. 그리고 그토록 느끼고 싶었던 감정인 사랑마저 얻고나서 목숨을 잃게 된다.


Start Rain


한편, 나나미를 잃은 츠카사는 절망해 있었다. 해가 지나 3학년이 되어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낙담하고 있다. 카나데는 이런 츠카사를 위해 저녁을 지어주면서 걱정해준다. 어느덧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인 츠카사가 여전히 절망에 빠져있으니 친구들로서는 꽤 걱정이다. 츠카사는 자신을 위해 조언을 해주는 마이코에게 화를 낼 정도로 절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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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Train


츠카사는 꿈속에서 나나미를 만난다. 나나미는 마치 은하철도999처럼 은하수를 달리는 기차 안에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이건 나나미의 꿈으로 츠카사는 과거 나나미가 꾸었던 꿈에 들어온 형태였다. 츠카사는 자신이 정말로 사랑했던 나나미를 만나 너무나 반가워서 세상의 일따위는 뒷전이었다. 츠카사는 나나미와 함께 있고 싶어서 이 꿈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싫다고 하지만 나나미는 죽은 자신과 이별하고 츠카사의 주위의 사람들을 비춰주면서 세상에 나아가라고 말한다. 이 꿈을 마지막으로 츠카사는 깨어나게 되고 주위에는 걱정하던 친구들과 부모님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꾼 꿈은 장장 30시간.


StarTRain


잠에서 깨어난 츠카사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대입준비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카나데는 다시 츠카사에게 고백을 하게 되지만 츠카사는 카나데를 소중한 친구로 여겼기 때문에 나미와 나나미의 대용으로 만들 수 없다며 거절하게 된다. 그리고 예의 언덕에서 다시 나미와 만나게 된다. 나미와의 대화에서 츠카사가 한층 더 성숙한 인물이 되었다는 걸 알아볼 수 있다. 헤어져서 솔로인 나미는 츠카사에게 다시 사귀자고 제안을 해보지만 츠카사는 거절하게 된다. 츠카사는 집에 돌아오면서 너무나 오랜만에 부모님에게 다녀왔다는 인사를 하게 됨으로써 멀어졌던 가족과의 사이를 좁혀나가게 된다. 


영어 시험 테스트가 있던 날, 츠카사는 썩 괜찮은 점수를 받지 못하게 되고 그중 하나로 line을 rain으로 쓴다. 바로 이 게임의 제목과 관련이 있는 대목인데 츠카사가 잘못 쓴 rain을 line으로 바꿔쓴다면 'Startline', 즉 츠카사의 새출발을 나타내게 된다. 다르게 말하면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 되겠지?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고 1년 후 츠카사와 마이코, 히로키, 아스카, 요모기 그리고 카나데를 다시 만난다. 오랜만에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지면서 마지막으로 눈에 띄게 이뻐진 카나데를 만나게 된다. 모임이 끝난 후 츠카사는 카나데와 함께 언덕에 올라오게 되고 카나데는 다시 츠카사에게 고백을 하게 되고 츠카사는 승낙을 했겠지?



4. 개인적인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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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세번씩이나 고백을 하는 일편단심 카나데. 그녀의 사랑은 이루어졌겠지?


은근히 긴 게임이었다. 히로인의 수는 3+1로 그다지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루트 하나하나가 꽤 길고 생각할 점이 많은 알찬 게임이었다. 평범한 고등학생들로 사춘기를 겪고 있는 고등학생이라면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소재를 다룬 점에서 꽤 흥미가 있었다. 꽤 복잡한 심리상태를 담고 있다 보니 리뷰를 쓰면서 엄청나게 분량이 길어진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뭔가 썩 만족스럽지 않다.


아무래도 신규회사다보니 그래픽적인 요소에서 약간 딸리는 부분을 엿볼 수 있는데 여러 명의 원화가가 작업했는지 같은 캐릭터인데도 모습이 차이가 난다던가 스탠딩 CG에서 약간 어색한 부분이 보인다던가 하는게 약간 보인다. 특히 HCG의 이질감이란..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꽤 괜찮은 수준이다. 딱 게임의 분위기에 맞는 정도라고나 할까? 처음 봤을땐 좀 어색한게 보이긴 했지만 플레이하다보면 꽤 괜찮아보인다. 그에 비해 음악은 꽤 친근한 느낌이었다. 왠간해선 음악에 관해선 이야기를 안하는데 플레이한지 10분도 안되었는데 마치 어디서 들어본듯한 음악이 꽤 마음에 든 게임이다.


본문에서도 말했지만 게임 제목인 StarTRain의 진정한 뜻인 'Start line', 즉 사춘기를 겪으면서 이것저것 생각을 해보다 마침내 깨닫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새출발을 그리고 있는게 이 게임의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꽤 명량한 분위기에 고민하는 주인공의 심리상태가 잘 표현되어있는 게임이라 재미는 보장한다. 흠이라면 약간 어색한 색배치와 공략 히로인이 많은 편이 아니라는 점?



5. 그 외

이걸 쓰고 군입대가 9시간 남았다. 이런건 천천히 정리를 하면서 써야 하거늘 급한 마음에 횡설수설 늘어놓다보니 정작 중요한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는데 실패했다. 그렇다고 훈련소 갔다와서 고쳐쓰기엔 뭐하니까 그냥 이대로 놔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