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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토라도라 리뷰

1. 서론
동명의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토라도라'는 최근 라노베 원작 애니메이션 제작이라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J.C.Staff 제작으로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2008년 10월 시즌에 꽤나 주목을 받았던 애니메이션이다. '토라도라'라는 제목은 호랑이의 虎를 일본식으로 읽은 '토라'와 용의 영어단어인 Dragon의 일본발음 앞부분을 딴 '도라'의 합성으로 각각 주인공인 아이사카 타이가타카스 류지를 상징한다. 초반엔 다각관계에 개그센스도 좋아서 괜찮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내용의 영양가는 떨어지는게 단점이다. 하지만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러브코미디로서는 상당히 괜찮다.


2. 애니메이션의 재미요소

선천적으로 매서운 눈초리로 험악한 인상을 주지만 사실은 성실하고 청소를 엄청 좋아하는 타카스 류지와 키도 작고 예쁘지만 고집이 세고 '미니 타이거'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성질이 포악한 아이사카 타이가의 우연한 만남은 곧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각자의 이상향에 다다르는 목적인 구애 팀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최초 연애전선이 상당히 재미있는 구도를 그리고 있는게 '토라도라'의 특징이다. 표면상으로는 다각러브코미디물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요 연애전선이 단조로워지고 결국엔 연애 이상의 우정도 느낄 수 있는 훈훈한 애니메이션이다. 2쿨로서 상당히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내용보다는 캐릭터를 살려주는 에피소드가 더욱 많은게 특징.


3. 간단한 리뷰
류지의 친구인 키타무라 유사쿠를 짝사랑하던 타이가는 가방에 몰래 러브레터를 넣으려 했지만 넣은 가방은 류지의 가방이었다. 류지가 가방을 집어들자 타이가는 전력으로 막아내려다 포기한다. 집에 돌아온 류지는 가방에서 러브레터를 발견하지만 봉투뿐이라는걸 확인한다. 그때 갑자기 타이가가 창문으로 류지의 집에 쳐들어오는데 그제서야 타이가는 러브레터가 봉투뿐이었다는걸 알게 된다. 난폭한 평상시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들켜버린 타이가를 위해 류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이를 생각하며 망상한 물품들을 꺼내보이며 격려해준다. 그 물품을 보고 타이가는 류지가 좋아하는 상대가 자신의 친구인 쿠시에다 미노리라는걸 알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서로의 비밀을 알아버린 타이가와 류지는 서로 협력해서 각자의 사랑을 쟁취하자는 목표를 세운다.



타이가와 류지가 붙어다니다보니 학교에서는 둘이 사귀는 것 같다는 소문이 퍼지고 만다. 심지어 미노리와 유사쿠도 둘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는데 결국 타이가가 다 엎어버려서 류지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소문을 잠재우고 용기를 내서 유사쿠에게 고백을 한다. 하지만 유사쿠는 오히려 타이가에게 류지와 잘 지내달라고 한다. 유사쿠는 흔한 거절방법인 좋은 친구로 지내자는 말을 하게 되고 실질적으로 이후로도 유사쿠가 타이가에게 관심을 보이는 대목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된 류지는 타이가를 내버려 둘 수가 없어서 다시 서로 후원하는 관계로 자리잡게 된다.



유명 잡지의 모델이자 유사쿠의 소꿉친구인 카와시마 아미가 오오하시 고교로 전학을 온다. 겉으로는 밝고 명량하게 지내지만 속으로는 꽤나 악랄한 성격을 지녔다. 그런 아미가 스토커 하나때문에 학교를 옮길 정도로 심각하게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 스토커를 만난 타이가는 스토커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쫓아가서 혼쭐을 내주려고 하고 그 모습을 본 아미는 아름답게 치장하던 겉모습을 버리고 본성을 발산해 스토커를 처절하게 응징한다. 그 뒤로는 남들 앞에서도 타이가와 항상 티격태격하는 가식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찍이 모델일을 해서 그런지 또래들에 비해 성숙하고 그러다보니 연애에 대해 오지랆이 넓은 편이다.



아미는 류지에게 바다에 있는 자신의 별장으로 초대하려는데 타이가가 가로막는다. 그렇게 말싸움을 하다 보다못한 미노리가 스포츠로 승부를 하자고 제안하고 결국 수영으로 결정이 난다. 결국 아미가 이기고 별장에 가기로 했지만 타이가는 류지가 자기꺼라면서 동행하겠다고 한다. 결국 다섯이 모여서 별장으로 놀러갔고 류지는 이 기회에 미노리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유령을 무서워한다는 미노리를 겁주기로 계획한다. 그래서 아미가 알고 있다는 동굴에 가서 세팅을 해놓지만 오히려 미노리와 유사쿠에게 역관광을 당해버린다.



오오하시 고교의 축제날, 2-C는 어쩌다보니 제비뽑기로 프로레슬링 쇼를 출품작으로 내놓기로 한다. 클래스의 리더 카와시마 아미의 아래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던 2-C 학생들은 갑작스레 악의 화신 미니 타이거와 양키 타카스 류지의 세뇌공격을 받지만 아미의 설득으로 세뇌는 풀리며 힘을 합쳐 악의 무리를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갑작스런 담임의 난입과 타이가와 아미의 화려한 액션씬이 볼거리로 상당한 인기를 끈다. 한편, 재혼하고 타이가와 따로 살게된 타이가의 아버지가 갑자기 타이가와 함께 살자고 오게 되고 타이가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결국 타이가의 아버지는 약속을 어기고 축제에 나타나지 않는다. 미스 콘테스트에 나온 타이가는 쌓인 분노를 터트리며 화끈한 무대를 보여주었고 결국 우승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어진 미스터 콘테스트에 달리기로 류지와 미노리가 우승을 하고 타이가의 아버지 편을 들던 류지에게 화가 나 있던 미노리가 마음을 풀게 된다.



축제를 성공리에 마친 학생회장 카노 스미레는 얼마 뒤에 미국으로 떠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타이가에게 차인 뒤로 스미레에게 이끌려 학생회에 들어와 스미레를 좋아하게 된 유사쿠는 그 사실을 듣고 머리를 금발로 염색을 하고 차기 학생회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농성을 벌인다. 유사쿠를 학생회장으로 출마시키기 위해 타이가는 악덕 학생회장 후보로 출마한다. 접수 전날까지 버티던 유사쿠는 스미레의 설득에 겨우 학생회장 출마를 하게 된다. 학생회장 선거 연설회때 유사쿠는 스미레에게 깜짝 고백을 하지만 스미레는 재치있게 넘겨버린다. 눈물을 흘리는 유사쿠의 모습을 본 타이가는 유사쿠를 위해 스미레와 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유사쿠는 스미레의 속마음을 듣고 감사의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유사쿠는 학생회장에 당선된다.



이전의 싸움으로 정학을 먹었다가 풀린 타이가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들떠있는다. 학생회장인 유사쿠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파티를 열기로 했고 전교생이 협력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한다. 타이가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착한 일을 해야 한다면서 이번 파티에 류지가 기분이 많이 다운되어있는 미노리와 이어질 수 있게 적극 도와준다고 호언장담한다. 산전수전끝에 파티 준비가 완료되고 마침내 크리스마스 이브에 파티를 열게 된다. 타이가와 아미는 깜짝 쇼를 준비해 무대에서 멋진 노래를 선보이고 학생들은 다같이 파티를 즐긴다. 하지만 타이가는 남몰래 빠져나와 미노리가 류지를 만날 수 있게 학교로 부르고 자신은 집으로 돌아간다. 그 소식을 들은 류지는 단걸음에 타이가의 집으로 달려가 타이가가 그토록 기다리던 산타로서 나타나준다. 만족한 타이가는 류지를 미노리와 만날 수 있게 돌려보내지만 류지가 가는 뒷모습을 본 타이가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그 모습을 목격한 미노리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류지를 차버린다.



설산 스키장으로 수학여행을 간 오오하시 고교. 첫날부터 연애싸움때문에 분위기가 꽤나 다운되어있는 상태이다. 류지는 자신이 미노리에게 차였다는걸 친구들한테 털어놓고 친구들과 함께 어쩌다보니 여자방을 찾아온다. 갑자기 여학생들이 들이닥쳐 본의 아니게 숨게 되고 아미와 미노리가 말싸움을 하는걸 듣는다. 미노리가 어째서 류지를 찼는지 아미는 이미 간파하고 있었던 것. 이 싸움은 다음날까지 이어졌고 결국 주먹다짐으로 벌어진다. 타이가와 류지가 이 둘을 말리는데 류지가 선물하려 했으나 전해주지 못해 타이가가 미노리에게 대신 전해줬던 핀이 절벽 너머로 떨어져서 타이가가 그것을 찾으러 가다가 실종된다. 밤이 깊어지고 눈보라가 거세지자 타이가가 걱정된 류지는 무작정 찾아 나섰고 구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류지는 타이가의 입에서 타이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고3이 되는 타이가와 류지는 슬슬 진로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시기이다. 류지의 어머니인 타카스 야스코는 류지가 계속 공부를 해 대학에 진학하는걸 희망하고 다른건 아무 걱정 없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야스코가 무리한 아르바이트때문에 쓰러진다. 야스코가 쓰러지는걸 본 류지는 야스코 모르게 야스코가 하고 있던 빵집 아르바이트를 타이가와 함께 대신 해준다. 마침 발렌타인데이라 초콜렛을 팔고 타이가는 초콜렛을 친구들에게 나눠준다. 키타무라가 자신을 구해준줄 알고 있는 타이가는 초콜렛을 건내주면서 사건 이야기를 꺼내고 유사쿠와 타카스는 그냥 흘러넘기려는데 미노리가 그것을 가로막는다. 미노리는 유사쿠와 아미와 함께 타이가가 진실을 말하도록 강요하고 타이가는 그것을 뿌리치고 도망간다. 그리고 류지는 타이가를 쫓는다.




비록 도망쳤지만 아르바이트는 해야 하기 때문에 류지는 빵집에서 타이가를 만날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돌아가는데 양측 어머니가 들이닥친다. 타이가와 류지는 이들에게서 도망치고 후에 연락을 받아 아미의 집으로 대피한다. 타이가와 류지는 당분간 사랑의 도피를 하기로 결정하고 친구들은 많은 지원을 해준다. 각자 집에서 짐을 챙기는데 류지는 야스코가 놓고간 할아버댁 약도와 장물을 발견한다. 그리하여 할아버지댁에 머물게 되었고 후에 류지가 아프다는 거짓말을 해서 야스코를 할아버지댁으로 불러와 화해를 한다. 집으로 돌아온 타이가는 당당하게 결혼하자는 류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학을 간다. 그리고 류지의 졸업식날 타이가가 학교에 찾아와준다. 그리고 류지는 타이가에게 진지하게 고백을 한다.


4. 개인적인 견해 

타이가의 작별문자를 받고 답장용으로 모두들의 사진을 보내주는 2-C 학생들.


'토라도라'는 가벼운 분위기와 다각관계로 인한 재미도 느낄 수 있는 꽤 성공적인 러브코미디이다. 개성있는 두 주인공의 특이한 출발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각자의 사랑을 위해 협력하다 결국 서로 사랑에 빠지는 어찌보면 정해진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연애 중심의 러브코미디 장르는 별로 말할 거리가 없고 의외로 표정연기에 공을 들린게 눈에 띄어서 꽤 감명깊었다. 가끔 과도하긴 하지만 간만에 J.C.Staff가 공들인 애니메이션이다.


기본적으로 '토라도라'는 유쾌한 분위기의 애니메이션이지만 사랑이라는 감정 아래에선 쉽게 쉬크해질 때도 있는 법이다. '토라도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갈등은 역시 사랑과 우정의 갈림길이 되겠다. 결국 화살표는 후에 타카스 류지에게 꽂히기 때문에 하렘물이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 오지랆 넓은 류지의 성격은 하렘물 특유의 우유부단한 캐릭터와 오히려 흡사하다고 볼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보면 제멋대로인 타이가의 성장물로서도 보여진다. 굳이 타이가 뿐만 아니라 사랑의 감정을 통해 주인공들의 정신적 성숙도 그리고 있다. 어찌됐든 '토라도라'를 다 보고나서 이 말이 생각난다. '사랑은 움직이는거야.'


'토라도라'가 가장 빛이 났던건 역시 타이가의 성우인 쿠기미야 리에의 연기였고 J.C.Staff도 애니메이션만의 맛을 내기 위해 꽤 노력을 했다. 학원러브코미디물로서는 사실 뚜렷한 개성을 나타내지 못한 평범한 범주에 속하는게 '토라도라'인데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줘서 마음에 들었다. 방영 내내 가벼운 분위기의 개그센스도 빼놓지 않았고 그리고 한번쯤은 생각해볼 수 있는 사랑의 갈등도 잘 그려냈다. 그리고 특히 동화(動畵) 부분이 꽤나 잘 묘사되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본 것 같다. 내용보다는 연출의 성공이라 하겠다.


5. 그 외

이거 쓰는데 10일 / 2 걸렸음. 아 점점 게을러지네. 벌써 한달이 넘었고 이러다 1월 신작 리뷰 다 쓰다보면 이어서 바로 4월 신작 리뷰를 써야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 오늘 자격증 시험을 보니까 조만간 한번에 파파팍 다 해치워야지 ㅠㅠ. 야겜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