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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샹그리라 리뷰

1. 서론
2009년 4월 신작인 '샹그리라'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인 한 권의 단행본은 정발까지 되어있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알려져있는 작품이다. 이번 시즌에서 '사키'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곤조가 같은 시기에 내놓은 애니메이션중 하나로 곤조의 명성(?)은 유명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이번 시즌을 넘기지 못하고 부도가 나 하청업체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에 앞으로 곤조 작품을 접할 기회는 상당히 줄어들 것 같다. 물론 국내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사키'의 성공을 발판삼아 부활할지는 미지수지만 샹그리라는 상업성과는 다소 먼 방향으로 바라봐야 할 작품이다.



2. 애니메이션의 재미요소

'샹그리라'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바로 파격적인 세계관이다. 어느날 갑자기 전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자연재해가 발생해 땅은 황폐해진다. 그로 인해 전 세계는 자연재해의 원인을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억제하기 시작했고 탄소배출량에 따라 세율을 부과하는 이른바 '탄소 경제'가 성립한다. 한편, 일본의 도쿄는 이미 숲으로 둘러쌓여 사람이 살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제한적이었고 살아남기 위해 숲 위에 커다란 조형물인 '아틀라스'를 세워 이주시키는 '아틀라스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아틀라스와 가까운 지상의 도시중에는 '두오모'라는 도시가 있고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아틀라스 시민권을 획득해 올라가고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은 두오모에서 범람하는 숲과 싸우며 살아가는 형편이다. 즉, '탄소 경제'와 '아틀라스 계획'이 '샹그리라'를 이루는 커다란 세계관의 요소이다. 환경을 다루는 근미래적 SF성격을 띄고 있으며 아틀라스의 진실을 둘러싼 판타지적인 요소도 다소 가미된 재미있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3. 간단한 리뷰 

'두오모' 마을을 거점으로 삼고 있는 반정부단체 '메탈 에이지'의 유력한 차기 총재 후보인 호죠 쿠니코. 활발하고 운동신경도 뛰어나다. 모모코를 잘 따르며 자신의 마을인 '두오모'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무기로는 부메랑을 쓰며 숙련되고나선 크기엔 별로 연연하지 않는 듯 하다. 모모코와 메탈 에이지의 행동대장 타케히코와 함께 우연히 아틀라스에 올라가 광활한 아틀라스의 실체를 보고 스스로 '메탈 에이지'의 총재가 되어 지상의 사람들을 구해주지 않는 아틀라스 공사와 본격적으로 대립한다. 



현재 공개되어있는 아틀라스 랭크 AAA의 디그마-1인 차기 아틀라스의 후계자 미쿠니는 희귀한 병 때문에 햇빛을 보지 못해 아틀라스의 특별한 방인 월궁전에 살고 있다. 미쿠니를 보좌하는 사요코와 수많은 시녀들이 미쿠니를 시중들고 있다. 모모코의 친구인 미코는 아틀라스 복권에 당첨되서 아틀라스로 올라가지만 시녀 후보로 월궁전으로 끌려간다. 속마음을 꿰뚫어보고 거짓말을 하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미쿠니지만 천성이 착한 미코는 목숨도 건졌을뿐더러 미쿠니의 환심을 사 미쿠니의 곁에서 말동무를 해준다.



세계가 탄소경제로 바뀜에 따라 이득을 취하는 네오카보니스트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그중에 한명이 이시다 카린으로 '메두사'라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탄소 후진국'들의 경제탄소를 메두사의 힘으로 일시적으로 없애 '탄소세'를 특별한 방법으로 없앰으로써 세계의 돈이 그 나라로 흘러들어오게 한 다음 가장 먼저 그 나라에 투자해놓은 자금을 팔아버린다. 이런 방식으로 카린은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었고 동업자인 클라리스, 챵, 타르샨과 함게 이시다 파이낸스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에서는 이시다 파이낸스와 메두사를 적대시하고 있지만 메두사의 본진인 먀살 제도에는 거대한 태풍이 형성되 물리적으로 타격이 불가능하다. 탄소 경제를 백배 활용하고 있는 카린과 메두사는 후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메탈 에이지 총재가 된 쿠니코는 지상의 사람들을 이주시키지 않는 아틀라스 공사에 대항하기 위해 일어선다. 그리고 마침내 나루세 료코와 처음으로 부딫친다. 아틀라스의 실질권력자이며 작품 내의 최종보스격이다. 쿠니코와 메탈 에이지는 커다란 전투기를 타고 아틀라스에 침입한다. 하지만 아틀라스 내부의 경비 시스템은 거대한 미로와 같아 모두를 뿔뿔히 흩어지게 만든다. 아틀라스 내부의 보안 시스템때문에 일행들과 떨어져나간 쿠니코는 아틀라스의 박물관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아틀라스의 초대 총재가 자신을 키워준 '두오모 마을'의 호죠 나기코라는걸 알게 된다. 사건이 커지자 아틀라스 공사의 최고책임자이자 초대 총재인 타르샨이 중재역할을 하며 메탈 에이지는 전부 투항한다.



한편, 메탈 에이지와 아틀라스 공사가 한창 전쟁을 벌일 동안 그 혼란속에 돈을 벌고 있던 카린을 보다못한 동업자 챵은 과거 전설의 카보니스트였다던 나기코의 힘을 빌려 이시다 파이낸스를 도산시킨다. 이에 카린은 아틀라스 공사의 메인 시스템인 '제우스'를 해킹해 돈이 될만한 정보를 찾으려다 아틀라스에 관한 엄청난 비밀을 알아버린다. 하지만 곧이어 아틀라스 공사가 들이닥쳐 카린은 자신이 과거에 사놓은 아키하바라로 도망친다. 료코의 쿠데타로 미코와 권력을 잃어버린 미쿠니는 카린을 후원자로 삼아 아키하바라에 새로 거점을 마련한다. 제우스를 해킹해 미쿠니가 차기 아틀라스의 후계자라는 정보를 알고 있는 카린은 기꺼이 승낙하고 전력으로 미쿠니를 후원한다.



지상으로 돌아온 쿠니코는 '다이달로스'라는 유전자 변형 식물때문에 두오모 마을이 위협받는다는걸 눈치챈다. 유전자 변형으로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하며 화학물질이 발화한 시점에 마구 씨를 뿌리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특유의 독가스때문에 점차 지상에서 사람들이 살 곳을 잃어가고 있다. 그래서 쿠니코는 도쿄의 숲을 전부 불태우기로 마음먹는다. 이런 짓을 하면 도쿄의 탄소세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겠지만 이대로 다이달로스때문에 지상의 사람들이 전멸하게 놔둘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아키하바라에 무기를 사러 갔다가 카린의 존재를 알게 되고 카린에게 도쿄를 불태울 전투기를 구입한다. 제우스를 해킹한 카린은 쿠니코가 사실은 아틀라스 랭크 AAA의 디그마-2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거래를 승낙하고 담보로 아틀라스 후계자의 증표를 받기로 한다. 일본의 탄소지수가 급상승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으면 막대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카린으로서는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던 셈이다.



쿠니코는 도쿄를 불태우기 전 지상의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아틀라스와 협력하기로 한다. 료코는 순순히 허락하지 않지만 아틀라스의 내부를 폭발시켜 다이달로스의 공격을 받게 하는 협박을 통해 협조를 받아낸다. 그리고 도쿄는 순식간에 불타버리고 대부분의 다이달로스를 태워버렸다. 한때는 적이었지만 군을 탈퇴하고 행동을 같이 하는 쿠사나기 쿠니히토도 미쿠니와 쿠니코와 함께 아틀라스 랭크 AAA인 디그마-3이었고 아틀라스 후계자의 증표로 불타버린 도쿄를 보자 아틀라스의 진짜 모습이 나타났다. 나기코와 타르샨이 과거에 일본을 강타한 관동 대지진 후에 나타난 용맥을 원천으로 삼아 아틀라스를 지었고 이 용맥으로 인해 나타나는 아틀라스의 고유진동을 막기 위해 산제물을 바쳐야 했다고 한다. 쿠니코의 증표는 카린이 맡고 있었고 쿠니히코의 증표는 얼마 안있어 카린의 부하에게 습격당해 빼앗긴다. 그리하여 세개의 증표가 카린의 손에 들어왔고 그것은 즉 미쿠니에게 넘겨졌다. 



한편, 이번 도쿄 방화 사건으로 인해 막대한 돈을 벌고 있던 카린은 결국 메두사를 무리시키고 있었고 제우스를 해킹하느라 판단순위를 메두사에게 일임했던 터라 메두사는 생존을 위해 폭주하고 만다. 카린이 바라는 대로 경제탄소를 마구 헤드리스시켜 카린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주지만 그것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국제연합에서는 메두사를 퇴치하기위한 법안이 나온다. 료코는 국제연합에게 이시다 파이낸스의 정보를 흘리고 아키하바라에 커다란 폭탄이 떨어진다. 카린은 결국 폭삭 망하고 미쿠니는 미코의 희생으로 겨우 목숨을 부지한다. 미쿠니는 미코의 원수를 갚기 위해 아틀라스의 후계자 자리에 오르려 하고 쿠니코는 카린과 함께 경제를 무너뜨려 세계를 망하게 하는 메두사를 붙잡기 위한 작전을 실시하지만 메두사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메두사를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아틀라스의 메인 컴퓨터인 제우스를 써야 한다는걸 깨달은 쿠니코는 현재 아틀라스의 후계자로 오르려는 미쿠니를 막거나 협조를 부탁하기 위해 아틀라스로 향한다. 하지만 미코의 복수를 하고 싶어하는 미쿠니는 스스로 아틀라스의 후계자가 되겠다고 한다. 료코의 정체가 드러나는데 바로 료코 자체가 제우스의 인터페이스로서 메두사를 해킹한 것도 바로 료코의 소행이었다고 한다. 료코는 메두사를 이용해 전세계의 군사네트워크를 장악하고 동시다발적으로 핵을 터트려 세상을 멸망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료코는 제우스로서의 자신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후계자인 미쿠니에게 아마노 누보코의 창을 꽂으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때 쿠니코가 등장하고 료코는 모든 진실을 이야기한다. 아틀라스의 메인 컴퓨터인 제우스는 히미코라는 신의 DNA를 이용해 만들어졌고, 제우스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인물을 만들기 위해 히미코의 유전자를 잇는 자를 인위적으로 교배해 탄생시킨게 미쿠니, 히미코의 클론이 쿠니코, 히미코의 정통 후예가 쿠니히토라는 사실을 밝힌다. 료코는 제우스로서 신체가 불완전했기 때문에 아마노 누보코를 뽑는 아틀라스의 후계자의 신체를 통해 빙의할 계획이었다. 료코는 메두사를 이용해 세계를 인질로 잡고 쿠니코에게 협박을 한다. 그리고 메두사를 이용해 전세계에 핵폭발을 일으키지만 마지막 순간에 카린이 메두사를 해킹해 데이터를 수정하는데 성공해 메두사는 가상의 핵폭발만 일으키고 만다. 그리하여 메두사는 자멸하고 쿠니코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마노 누보코를 뽑아 부러트리고 료코를 물리친다. 신물인 료코를 잃은 제우스는 폭주해 아틀라스에 있는 모든 인간을 제물로 삼아 히미코를 부활시키려 한다. 쿠니코가 제우스를 성공적으로 격파해내 아틀라스는 결국 무너지고 사람들은 지상으로 돌아와 자신들의 낙원인 '샹그리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4. 개인적인 견해 

'샹그리라'를 꿈꾸던 아틀라스의 몰락과 새로운 '샹그리라'를 만드려는 마음가짐.


'샹그리라'는 SF / 판타지 성향이 강한 애니메이션으로 근미래적인 시대배경과 일본 신앙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는 고대 산화를 가미한 특이한 세계관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사실 뒤로 갈수록 내용이 점점 산으로 가는 것 같긴 하지만 어찌됐든 훈훈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결국 아틀라스가 의미하는 바는 안보이는 곳에서 수많은 아이들의 희생으로 쌓아진 묘표이며 료코의 폭주는 어찌보면 신의 영역을 함부로 건드린 대가라고도 볼 수 있겠다. 


'샹그리라'의 가장 눈여겨볼만한 요소는 역시 '탄소 경제'라는 특이한 경제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사실 소설을 정독하지 않는 이상 애니메이션으로는 이 탄소 경제를 정확히 이해하기란 어려울 듯 하다. 범세계적으로 자연재해를 당하고나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막기 위해 탄소배출량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세'를 도입하는 경제가 실행된다. '샹그리라'에서 나타난 영향력과는 비교도 되지 않지만 현재 '탄소배출권 거래제'라는게 있기 때문에 결코 머나먼 이야기가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여기서 카린이 메두사를 이용해 돈을 버는 방법은 주식과 비교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다. 카린은 메두사를 이용해 탄소세를 낮출 수 있고, 탄소세가 낮아지면 자연히 그 나라에 투자가 늘어난다. 그러면 그 나라의 주가가 오르게 되고 잔뜩 올라 최정점에 이르렀을때 투자한걸 전부 매각하는 방법으로 돈을 벌어들인다. 이해가 잘 안가는 부분은 역시 어떻게 탄소세를 낮출 수 있는 것인가. 애니메이션에선 절대 알아낼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메탈 에이지의 총재 쿠니코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나가긴 하지만 주변인물들의 슬픈 사연도 눈여겨볼만 하다. 타케히코는 자신의 여동생이 아틀라스의 희생양으로 삼아졌고,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정신없이 돈을 벌던 카린은 후에 가서야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하지만 동료인 클라리스와 챵이 직접 카린을 찾아와 만나는 장면은 진짜 훈훈했다. 또, 미쿠니와 같은 병에 걸려 목숨을 잃은 딸을 생각하며 미쿠니를 보좌하던 사요코가 미쿠니의 어머니로 인정받는 모습도 역시 훈훈한 장면이었다. 전체적인 내용 구성은 딱히 좋다라고는 할 수 없지만 여러 볼거리가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


'샹그리라'는 전체적으로 괜찮은 퀄리티에 개성있는 캐릭터가 많았다. 쿠니코나 카린은 아주 개성넘치는 캐릭터이고 게이가 나오는가 하면 아키바계 영감들도 나온다. 탄소 경제의 출현으로 내용을 이해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마무리는 나름 괜찮았다고 본다. 솔직히 말하면 카린이 귀여웠음. 짱임. 다른얘들 다 필요 없어.



5. 그 외

쓰다보니 내용도 방대해지고 정리가 안된다. 대충 마무리 지어야지. 그리고 10월 신작 애니메이션이 뜨기 전에 리뷰써야할 애니메이션들이 쏟아진다.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