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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 리뷰

1. 서론 

2010년 4월부터 6월까지 총 13화로 방영된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는 '영 강강'에서 연재중인 동명 코믹스를 원작으로 삼고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겉보기와는 다른 황당한 엉망진창 개그가 주를 이루는 코미디 장르이며 이런 분위기에 가장 잘 맞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샤프트'의 담당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아라카와 강의 다리 밑 주민들의 황당한 개그센스에 꽤나 공들인 성우진이라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순수 코미디 애니메이션이다. 이미 국내에도 9권까지 정발될 정도로 상당한 분량이기 때문에 현재 방영하고 있는 2기 이후에도 꾸준히 방영할 가능성이 보인다. 




2. 애니메이션의 재미요소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는 단순 코미디 장르로 개성넘치는 캐릭터들간의 만담이 주 내용이다. 하나같이 정상이 아닌 아라카와 강 다리밑 주민들은 존재 자체로도 웃음이 나온다. 특별한 내용보다는 지속적으로 캐릭터들을 추가시키거나 몰랐던 사실을 끄집어내는 전형적인 캐릭터 중심의 옴니버스로 '샤프트' 특유의 연출이 돋보인 애니메이션이다. 물론 때때로 정곡을 찌르는 철학적인 내용도 담고 있어서 여러모로 시청자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넣었다. 대부분의 내용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1기에서는 캐릭터에 관한 내용만 다루면 될 것 같다.




3. 간단한 리뷰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리쿠르트(CV. 카미야 히로시)는 세계 제일의 재벌 이치노미야 그룹의 후계자인 이치노미야 코우로 이치노미야가의 가훈인 '남에게 빚을 지지 말자.'를 지키며 지금까지 최고의 엘리트코스를 밟으며 살아왔지만 아라카와 강의 다리에서 아주 Eccentric한 아이들과 마주쳐 바지가 벗겨져 다리 위 기둥에 걸려 난관에 처해있었다. 코우는 무리를 해서 바지를 되찾으려 했지만 기둥 채로 강에 빠지고 그걸 목격하고 있던 니노는 코우를 구해준다. 빚을 지면 스트레스성 천식으로 죽을 것 같은 코우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빚을 갚으려 했고 니노의 희망대로 니노의 연인이 되주기 위해 다리 밑 생활을 시작한다. 그 후 리쿠르트라는 이름을 얻어 다리 밑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후에 다리 밑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학교를 열기도 하나 큰 호응은 없다. 다리 밑 주민중 그나마 정상인이며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의 대부분의 내용은 리쿠르트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리쿠르트의 목숨을 구해준 니노(CV. 사카모토 마야아)는 자신을 금성인이라 칭하는 소녀로 이름은 입고 있는 체육복에 붙어있는 '2-3' 을 토대로 붙여준 듯 하다. 수영에 능통하며 다리 밑 주민들에게 물고기를 잡아 나눠주는 일을 하고 있다. 때로는 엄청난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는 놀라운 집념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상식이 전무한 전파계 소녀의 모습이지만 때때로 정곡을 찌르는 발언을 하기도 한다. 공식적으로 리쿠와 연인사이이며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은근히 리쿠와 니노의 연애행각도 자주 나오곤 한다. 



아라카와 강 다리 밑 주민들의 가장 큰 신임을 얻고 있는 촌장(CV. 후지와라 케이지)은 캇파 옷을 뒤집어 쓰고 있는 정체불명의 사내이다. 촌장에게 새로운 이름을 얻어야지만 다리 밑에서 살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자신은 진짜 캇파라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은 없다. 하지만 의외로 대단해서 어마어마한 체력과 스피드를 지니고 있고 심지어 정수리를 돌리면 머리가 자라나는 엄청난 능력도 지니고 있다. 그 외에도 이치노미야 그룹에 버금갈 정도로 엄청난 대부호라는걸 암시하는 대목이 나오기는 하지만 정확히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의외로 대단한 사람일지도..



리쿠가 가장 먼저 만난 다리 밑 주민인 시로(CV. 오오츠카 호우츄) 흰 선 위로만 걷는 게임을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는 중년의 남성으로 훗카이도에 있는 집에 6년동안이나 가지 않았다고 한다. 본명은 시라이 토오루. 이래뵈도 아내와 처자식이 있는 몸. 과거에는 대기업의 영업원으로도 활동할 정도로 생활력있는 사람이었다. 현재 아무 일도 안하고 그저 흰 선만 그리며 돌아다니기만 할 뿐이지만 정기적으로 열리는 마라톤에서 엄청난 속도로 1등을 거머쥘 정도의 실력자. 이동하기 위해 자신의 발 앞에 흰 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흰색 가루가 없으면 안되는 강박관념까지 생길 정도의 비상식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의외로 출연이 적어 존재감이 없다.



다리 밑 주민중에 촌장만큼이나 눈에 띄는 별(CV. 스기타 토모카즈)은 니노를 짝사랑하는 자칭 뮤지션으로 공식적으로 니노의 연인인 리쿠를 싫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니노를 두고 별과 리쿠가 싸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사실은 오리콘 차트 1위에 들어갈 정도로 잘나가는 뮤지션이었지만 훌륭한 프로듀서의 도움으로 된 업적이었고 자신이 진정으로 부르고 싶은 노래는 다리 밑에서 혼자 불렀는데 그곳에서 만난 니노의 격려에 힘입어 별 가면을 쓰고 다리 밑 주민이 되었다고 한다. 별은 유독 리쿠에게만 특유의 더러운 성격으로 시비를 걸며 니노의 눈에 띄기 위해 애쓰지만 니노는 오로지 리쿠만 바라보기 때문에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첫 등장에 비해 현재 별 모양은 엄청나게 둥글둥글해졌으며 이는 원작에서 보여준 변화를 흉내낸 거라고 추측한다.


다리 밑에 존재하는 교회에서 미사를 진행하는 시스터(CV. 코야스 타케히코)는 이름만 시스터고 오히려 신부, 아니 난폭한 범죄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직 용병 출신으로 갖가지 무기를 달고 다니고 있고 실제로 전투력은 매우 뛰어나다. 여차하면 총을 갈겨대는 요주의인물. 이래뵈도 그럴듯한 신부라서 참회실도 운영중이며 거짓말은 정확히 집어낸다고 한다. 거의 무표정이지만 참을 수 없을때는 얼굴을 뚫고 나와 상처부위에 피가 튀는 꽤 심각한 사람. 무슨 이야기만 꺼내면 옛 전장 이야기를 하는 등 함께 대화하기가 힘든 인물이지만 그나마 다리 밑 주민중에서는 믿음직스럽다. 



시스터를 찾아 영국에서 아라카와 강 다리 밑까지 건너온 스텔라(CV. 사이토 치와)는 시스터가 운영하던 고아원(실은 무장집단이라는 설이 있다.) 출신이다. 겉보기에는 작고 귀여운 소녀지만 본 모습은 엄청나게 난폭하고 더러운 성격이 감추어져 있다. 심지어 몸이 커지기까지 한다. 시스터는 총 든 자신의 목을 조를 수 있는건 스텔라 정도라고까지 말한다. 다리 밑 주민들에게 드럼목욕탕으로 공중목욕탕을 운영 중인 철인 형제 테츠로(CV. 신타니 료코), 테츠오(CV. 산페이 유코)를 아우로 삼고 있고 1:1싸움에서 진 리쿠를 부하로 삼고 있다. 영국에서 혼자서 이곳까지 넘어올 정도로 시스터를 좋아하고 있다.



아라카와 강 다리 밑 주민들에게 유제품 및 달걀을 공급하는 목장을 운영중인 마리아(CV. 사와시로 미유키)는 이쁘장한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를 비난하는 독설의 대가다. 리쿠를 처음보자마자 풀 이하의 대접을 해주고 남들을 괴롭하는걸 좋아하는 무서운 성격이다. 아무리 독설을 퍼부어도 무표정인 시스터가 참다못해 피가 터지는 모습은 꽤 좋아하는 듯. 그냥 입만 더러운게 아니고 실은 어마어마한 실력을 감추고 있어 시스터가 입막음을 당할 정도라고. 시스터가 마리아를 꽤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서 스텔라가 질투를 해 마리아에게 도전했지만 한방에 무너질 정도니 다리 밑 주민들 중에선 실질적인 최강자라고 볼 수 있겠다. 



다리 밑 주민들에게 채소를 제공해주는 P코(CV. 오미가와 치아키)는 심각할 정도의 덜렁이이다. 채소를 지키기 위해 트랩을 설치하곤 하지만 자신이 걸려 대형사고를 내곤 한다. 게다가 자신이 비정상적으로 덜렁거리는걸 눈치 못챈다. 이래뵈도 촌장을 짝사랑하는 순박한 소녀이다. 그덕에 농장에서 오이의 비율이 가장 많다. 겨울이 되면 묘목을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다리 밑에 오래 있지는 않는다고 한다. 



리쿠르트의 본명 이치노미야 코우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비서인 타카이 테루마사(CV. 쵸)와 그의 조수인 시마자키(CV. 타나카 리에)가 다리 밑 생활을 하고 있는 리쿠를 발견한다. 리쿠는 자신이 다리 밑 생활을 하고 있다는걸 들키기 싫어서 타카이에게 다리 밑에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는 거짓말을 한다. 타카이를 믿게 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갖가지 부탁을 했지만 결국 의심을 사고 만다. 타카이는 10년 넘게 코우를 보좌해온 우수한 비서로 코우에게 과도한 애정을 품고 있다. 그 덕분에 꽤 곤혹스러운 장면이 자주 포착되곤 한다. 타카이는 코우를 다시 본사로 데려가기 위해 연인이라 주장하는 니노와 코우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하지만 니노가 당당하게 코우와 키스하는 장면을 보고 그동안 혼자였던 코우에게 다양한 표정을 짓게 만들어준 니노를 인정하고 니노에게 코우를 맡기기로 결심한다.  



리쿠의 아버지인 이치노미야 세키(CV. 코야마 리키야)는 시마자키에게 코우에 관한 정보를 듣고 이치노미야가의 이름에 먹칠하는 코우를 한심하게 생각하고 다리 밑 땅을 몽땅 사들여 코우가 다리 밑에서 살지 못하게 만들려 한다. 그 소식을 들은 코우는 자신이 다리 밑을 사들여 아버지와 경쟁해 이기겠다는 결심하에 갖가지 프로젝트를 짜며 준비를 한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건설회사는 아버지 쪽 회사의 프로젝트를 도와주기로 한다. 코우는 절망하지만 누군가의 도움(촌장이 가면을 벗은 모습으로 추정.)으로 건설회사는 세키 쪽의 프로젝트를 취소하게 되었고 세키는 직접 코우를 보러 갔다. 그곳에서 니노를 만나고 자신의 아내를 떠올리며 코우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한다. 아버지를 두려워하는 코우가 최초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려 했을 때 Eccentric한 아이들에게 바지를 빼앗겼지만 쿨하게 그냥 돌아가는 세키의 바지에서 울리는 전화를 찾아낸 니노가 대신 전화를 받음으로써 둘의 사이를 재확인한다.




4. 개인적인 견해 

1기에서의 주요 등장인물들.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는 최근 그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순수/상황 코미디로 아무 생각없이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지는 애니메이션이다. 매 상황이 엉망진창인 작품인데다 또 그런 작품을 잘 소화하는 신보 아키유키의 센스가 잘 돋아났다. 입담 캐릭터로는 한가닥 하는 카미야 히로시를 비롯해서 개성 넘치는 베테랑 성우들이 총출동했고 이런 작품에 잘 어울리는 샤프트라는 걸출한 제작사까지 합치니 완성도로는 방영 분기 최고라고 불러도 되겠다.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는 보통 세상과는 다른 다리 밑 세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리 밑 주민들은 이 세상의 상식과는 동떨어진 상식을 지닌 사람들로 다른 의미로 판타지라고 불러도 되겠다. 이들의 놀라운 발상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결코 그들이 틀리지 않음을 알아야 하고 또 그중에서 여러 의미도 발견할 수 있는 유익한 작품이다. 이들은 촌장에게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활을 시작한다. 그들의 과거가 어땠던 가지고 있는게 얼마던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이들은 서로 치고박으면서 싸울지언정 차별대우는 없는 유토피아를 상징하기도 한다.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리쿠르트는 세계 제일의 재벌 이치노미야 그룹의 후계자로 앞으로의 장래가 창창한 승리자였으나 아주 우연한 만남을 통해 흔히 실패한 인생이라고 해도 좋을만한 다리 밑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다. 그뿐이면 다행이랴. 다리 밑 주민들은 제각각 한가지씩 일을 하고 있는데 일을 하는 니노에 비해 아무 일도 안하던 리쿠를 기둥서방이라고 부른다. 세계 제일의 재벌 이치노미야 그룹의 후계자이자 동경대를 합격하고 이미 대기업 하나를 꾸려나가고 있는 최고의 실력가라고 불러도 모자랄 이치노미야 코우를 말이다. 그는 그 말을 듣고 다리 밑 학교를 세워 선생님이 됨으로써 다리 밑 주민들과 융화되는 삶을 선택한다. 비록 가훈이라는 등 천식이라는 등 남아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이유이다. 코우는 자기 자신의 의지로 리쿠르트로서 다리 밑에 남아있다. 가질 수 있는 것 전부 가진 그가 모든 걸 버리고 다리 밑에 남겠다는 선택을 한 것은 돈이나 지위로도 살 수 없는 것을 다리 밑에서 얻었기 때문은 아닐까?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라는 작품이 기본적으로 깔고 있는 작품 내의 의미는 이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코우가 다리 밑 주민인 리쿠르트로서 변해가는 모습은 작가가 현재를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현재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는 2기가 방영중이다. 1기에서는 비서인 타카이에게 다리 밑 생활을 들켜 그것을 수습하는 일과 그 일이 아버지의 귀까지 들려 다리 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코우의 투쟁기와 마침내 인정을 받은 내용이 주를 이뤘다. 다리 밑 주민인 리쿠르트로서의 지지기반은 이제서야 튼튼해졌다. 2기에 어떤 갈등이 등장할진 모르겠지만 국내에 정발한 권수만 9권이나 될 정도로 길게 유지되온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이기 때문에 꾸준히 빵빵 터트려주길 기대하자.




5. 그 외 

매번 생각하지만 옴니버스형 애니메이션을 리뷰하기엔 너무나 힘들다. 스토리 내용은 대부분 캐릭터 중심으로 설명해야 하고 막상 정리하려면 딱히 정리할게 없다. 그리고 다시 돌아보면 뭔가 내용이 없어보이는 리뷰가 되니까 심심하다. 그리고 게으름핀 덕에 쌓인 애니가 엄청나게 많다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