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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천사가 없는 12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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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연말에 하기 좋은 게임? 내가 최초로 그 유명한 'Leaf'사의 게임인 '천사가 없는 12월'을 플레이했다. 투하트 시리즈로 유명한 리프사는 딱히 설명 안해도 다 알 것 같고.. 2003년에 제작된 이 게임은 아르카디아 스튜디오에서 한패를 작업하다 떨어져 카에데라는 분이 제작을 마친 걸로 알고 있다. 그 버전이 버그가 있어서 특정 부분이라던가 엔딩 뒤에 진행이 안되는 오류가 있는데 플레이엔 큰 지장이 없다. '천사가 없는 12월'은 암울한 분위기로 꽤 유명한 작품이다. 여태까지 한 게임중에 가장 그러했고 말이다. 보통의 순애물과는 약간 다른 주제를 가진 작품이다보니 더 재밌었을지도 모르겠다.

2. 게임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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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밌는 점은 주인공의 이름을 설정할 수 있다. 디폴트는 '기타 토시노리'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다. 토시노리 꽤 암울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할게 없으면 수업 땡땡이치고 옥상에서 담배를 피는게 낙인 머리가 텅 빈 녀석이다. 우연히 담배꽁초를 아래로 버렸는데 마주친 '쿠리하라 토우코'. 이 한 장면때문에 희한한 일에 휘말리고 만다.

토시노리는 방과후에 옥상에 올라와 있었는데 토우코가 갑자기 옥상에 올라온 것이다. 토우코는 토시노리에게 자신의 심정을 고백한다. 자신을 따돌리는 세상이 싫다면서 옥상이라는 이상적인 공간을 원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은 어떻게 되어든 좋다고 한다. 그리하여 H씬이 등장하게 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면 알겠지만 처음부터 H씬이 나온다. 이게 H씬이 벌어진 정체이다. 그리고 나오는 선택지는 각 루트별 공략에 꽤 중요한 선택지이니 신중히 선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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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루트마다 뚜렷한 '트루 루트'가 존재하긴 하지만 결코 좋게 끝나지 않는게 이 게임의 특징이다. 최소한 내가 지금껏 해왔던 게임들 중에선 희한한 편에 속한다. 그리고 게임 시작부터 H씬을 보인 이 '쿠리하나 토우코'라는 인물은 이 게임 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토우코를 제외한 대부분의 루트에서 삼각관계를 보여주지만 그것이 결코 그런 삼각관계가 아님을 알아야 하겠다.  

3. 세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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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의 메인 히로인이자 최고의 골칫거리인 '쿠리하나 토우코'. 특별한 이유라고는 없이 토시노리와 처음부터 H씬을 보여준 장본인. 어리버리하고 바보같은 성격. 하지만 토시노리를 엄청 따른다.

토우코도 마찬가지지만 모든 루트에는 '포이'라는 학교 근처에서 줏은 강아지와의 이벤트가 나타나게 된다. 포이는 토시노리가 기르게 되고 그 보답이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토우코와 토시노리는 매일같이 H를 하게 된다. 그것은 몸만이 엮이는 관계라고 게임상에서 말한다.

하지만 둘의 관계는 곧 '사카키 시노부'에게 들키고 만다. 시노부는 토우코의 소꿉친구로 항상 약한 토우코를 보살펴주는 존재였는데 둘의 사이를 탐탁히 여기지 못해 고발하게 되는데.. 토우코는 시노부에게 이제 필요없다는 말을 듣고 둘의 사이가 상당히 나빠진다. 그 여파로 인해 토시노리도 학교를 나가지 않게 되고 자퇴를 하는 고민에 빠진다. 12월 24일, 토우코에게서 문자가 온다. 시내의 육교로 나오지 않으면 뛰어내리겠다고.. 사실은 토우코에게서 핸드폰을 뺏어간 시노부가 보낸 것이다. 둘은 결국 겨우 재회를 하고 둘의 마음을 열게 된다는 이야기.

다소 애매하게 끝내는건 이 게임의 특징처럼 보인다. 그리고 결코 사랑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다. 삼각관계가 없어서 꽤나 깔끔한 결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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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키 시노부'는 토우코의 보호자처럼 행동한다. 교내에는 둘이 사귄다는 소문까지 퍼질정도로 말이다. 위에 썼다시피 시노부는 토우코와의 소꿉친구로 어렸을적 부터 다소 바보같은 토우코를 잘 지켜주었다. 토우코와는 반대로 성적도 좋고 착실하고 스타일도 좋다. 시노부 루트로 들어가는건 약간 재밌다.

어느 날 토시노리와 토우코는 교실에서 H를 하는데 우연히 시노부가 훔쳐보게 된다. 여기서 누군지 확인하는 선택지를 누르면 시노부의 루트로 돌입하는데, 토시노리가 시노부를 찾아냈을때 시노부는 어디가 좀 망가져있었다. 친구인 토우코가 당하는걸 보면서 느껴버린 자신을 비난하면서 자신을 속죄시켜달라면서 H를 요구한다. 다음에 시노부를 봤을땐 자해를 하고 있는걸 목격했다. 자신이 살아있는 것 같지 않다면서 고통을 요구한다. 그것이 자신의 속죄라고 믿고 있다. 그러면서 토시노리에게 지속적인 H를 요구하게 되는데..

시노부는 토우코를 아끼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해서 토우코를 피한다. 하지만 그게 발목이 잡혔다. 토우코는 시노부와 토시노리의 사이를 눈치채고 발견하게 된다. 결국 토우코와 시노부는 틀어지게 된다. 결국 사카키는 그 혼란속에 토시노리에게 안기고 둘은 사랑 비슷한 감정을 서로에게 가지고 끝나게 된다.

토우코와 관계가 깊은 시노부였기에 토우코와의 관계에서 끼어든 격인 이 루트는 꽤 재밌는 편에 속한다. 결말이 매끄럽진 않고 둘의 마음은 닫힌 상태였지만 결국 둘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통했지 않았을까? 처음부터 토시노리가 시노부에게 감정을 표출하는 점은 특히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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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캐릭터는 '아소 아스나'. 토시노리가 아르바이트하는 '유납야곡'이라는 케이크 가게 점장의 조카로 토시노리에게 많은 의지가 된다. 다소 장난스럽고 쾌활한 성격이다. 누나다보니 토시노리를 잘 챙겨주고 또 좋아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첫날에 껴안아줄만큼 대담한 여자이다. 토우코와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후의 토시노리로서는 다소 공황상태가 되버리는데.. 너무나 챙겨주고 좋아해주다보니 토시노리도 아스나에게 끌리게 된다.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어느날 진실이 밝혀진다. 부모님이 이혼한 아스나는 학창시절에 학교는 안나오고 원조교제를 하면서 돈을 버는 생활을 해 왔던 것.

토시노리는 아스나에게 어떻게 대치할 방법이 없었다. 아스나는 진실을 알고 있는 토시노리에게 사실대로 말한다. 토시노리를 꼬드긴거고 마음을 채우기 위해 토시노리를 이용했다는 것. 그 충격으로 인해 토시노리는 밖으로 나서게 되는데 우연히 토우코를 만나게 된다.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 토우코를 보고 감동하게 된다. 하지만 쿠리하라를 통해 결국 자신은 아스나를 원하고 있다는걸 알게 된다. 결국 아스나를 찾아가서 고백을 하게 되고 둘은 서로의 마음을 열고 어찌됐든 좋게 됐다 이말이다.

아스나 루트는 그나마 '해피 엔드'라고 볼 수 있는 엔딩이었다. 너무나 말을 돌려서 하는데 쉬운 말로는 서로 마음이 통했다 그거지. 시노부때보다 더 적극적인 고백. 과거를 거부하고 따뜻한 마음을 필요로 한 아스나에겐 더할나위 없는 선물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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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하즈키 마호'. 마호쨩으로 통한다. 토시노리의 친구인 '시모무라 이사오'의 여자친구이자 토시노리의 동생인 '기타 에미리'의 친구. 토시노리를 잘 따르고 밝은 성격에 라크로스라는 운동도 한다. 에미리에 비해 사랑을 하고 있어 조금은 더 성숙한 느낌이 든다.

마호 루트는 무려 사각관계다. 왠지 엄청 나쁜 것 같은데.. 토우코와 매일 H하는 나날이 계속되다가 이사오와 마호가 옥상에 올라와서 싸우는걸 목격하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하려는데 쳐들어왔다는 셈이 되겠지. 이사오와 마호가 싸우면서 멀어지게 되는데 마호는 토시노리에게 의지를 한다. 이사오를 좋아하지만 이사오의 생각에 의심을 품으며 토시노리에게 한탄을 늘어놓는 셈.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되는 일도 안되는 법. 마호와 토시노리는 필요이상으로 친근해져 있었다. 토우코와 이사오가 질투를 할 정도로 말이다. 매일 마호와 이야기하는 토시노리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토우코는 둘을 질투하게 되고 결정타로 둘의 모습을 이사오가 보게 되서 크게 갈라지게 된다. 마호는 결국 토시노리에 의지하면서 H도 하지만 둘 사이는 서로 두번째라는 의식때문에 좁혀지지는 않는다. 토시노리는 토우코를 버리게 되고 마호는 이사오를 불러내 정중히 이별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호는 토시노리에게 달려가 우는 걸로 이 루트는 끝이 난다.

어쩌면 최악의 엔딩일 수도 있다. 토시노리는 토우코에게 깨지고 마호는 이사오에게 깨지고 그런 토시노리와 마호는 연인사이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말이다. 어째서 토시노리와 마호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지.. 이 부분은 이해하기가 참 어려운 부분이라 하겠다. 상당히 말돌려하는게 이 게임의 특징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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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스마데라 유키오'. 가히 충격과 공포의 루트라 칭하겠다. 난 이 캐릭터를 마지막으로 플레이한걸 다행으로 여긴다. '유납야곡'의 아르바이트 동료이다. 다른 루트엔 별 인연이 없는데 유키오 루트로 가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간단히 말하면 유키오는 죽음을 동경하는 소녀이다. 토시노리와 유키오는 우연히 옥상에서 만나고 이렇게 인연이 생기고 만다. 더 충격적인건 유키오의 동생 에미리는 이 유키오를 동경,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오빠의 입장으로 에미리가 저런 유키오와의 관계를 좋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공황에 빠진 유키오는 토시노리에게 관계를 요구한다. H를 함으로써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라고 말이다. 토시노리는 너무나 공황상태였기 때문에 유키오가 살아있음을 느끼려고 H를 하는 관계를 만든다.

같은 아르바이트고 에미리도 자주 가는 가게기 때문에 에미리는 둘의 사이를 추측하게 된다. 그래도 별 말을 안하다가 토우코와의 소문이 퍼지면서 에미리는 폭발하게 된다. 에미리로선 유키오를 뺏긴 느낌일 것이다. 결국 에미리는 유키오에게 키스를 하게 되는데 유키오는 매몰차게 차버리고 만다. 충격을 먹은 에미리와 그의 반동으로 충격을 먹은 유키오. 둘은 무리하게 갈라지게 되고 토시노리는 유키오의 과거를 듣게 된다. 과거에 너무나 사이가 좋았던 개가 죽음으로써 잃는 것에 대한 슬픔을 알아버린 것이다. 그래서 자신에게 오는 상냥함을 거부했던 것이다. 그 슬픔과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마음을 봉인했다고.. 그리고 토시노리의 입에서 나온 말은 함께 죽자는 것이었다. 이 아픈 세상에서 벗어나자고..

둘은 학교 옥상에서 마지막 H를 마치고 세상에 미련을 버린 채 난관에서 둘의 손을 묶고 뛰어내린다..? 하지만 둘은 죽지 않았다. 유키오가 차마 뛰지 못했던 것. 토시노리와 함께 있다는 마음때문에 뛰어내리지 못해서 이끌려 풀숲으로 떨어져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둘은 이제 죽을 수 없으니 살아가기로 다짐한다. 둘이서..

다른 루트에선 전혀 개입이 없던 유키오에 이런 과거가 있었다는건 좀 충격이었다. 그리고 에미리가 사랑스럽게 '그 선배'라고 말하던건 바로 유키오였다는 것도 말이다. 에미리를 상당히 좋아했는데 백합이라니.. 뭐 나쁘진 않다. 어째됐든 둘이 함께 죽으려고 했었던 사이인만큼 앞으로 둘이 함께 잘 살아가지 않을까?

4. 개인적인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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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없는 12월 CG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천사가 없는 12월은 상당히 빨리 클리어한 편에 속한다. 한 히로인당 하루였으니 5일인가? 꽤 짧은 길이인데 생각해볼 점이 많은 게임이었다.

H씬이 꽤 많은 편이다. 내가 해본 게임 중에선 '둥지 짓는 드래곤' 다음으로 많구나. 특별히 능욕게임을 안하고 한패만 골라서 했는데 말이다. H씬이 식상할 정도로 플레이하면서 봤다. 하지만 그 H씬의 공통점이라면 사랑이 없다는 것. 정확히 말하면 사랑의 속삭임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건 사랑이 없는 관계라는 점이 중요하다. 어째서 제목이 '천사가 없는 12월'일까? 천사가 흔히 사랑을 건내주는 이상적인 히로인의 모습이라면 이 게임에는 그런 천사를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도 많은 커플들이 설레여하는 크리스마스 전을 다루고 있는 내용이 말이다.

'쿠리하라 토우코'의 등장은 이 게임의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바로 주인공의 생각에 가장 떨쳐지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몸만을 바라면서 머리속으로는 계속 다른 생각을 하는게 플레이어처럼 '관찰자'의 입장으로 보면 꽤 재미있는 설정이다.

캐릭터마다도 분위기에 한몫을 하는데 토우코는 현실도피에 가까운 주인공에 대한 복종, 시노부는 토우코를 아낀다는 동시에 속죄를 한다는 절망적인 마음가짐, 아스나는 과거를 통해 과거를 잊고 철저히 강한 지금만을 살아가겠다는 의지, 마호는 비틀어진 안타까운 사랑.

특히 유키오는 따로 이야기하고 싶은데.. 섹스코드에 '자살'이라는 코드를 집어넣었다는 점이다. 아주 암울한 게임을 만드려고 작정한게 아닌가 싶다. 토우코를 제외한 다른 루트에선 마치 역전된듯한 모습을 보인다. 바로 토시노리가 히로인에게 달려든다는 점? 특히 유키오가 죽는걸 그냥 두고 싶지 않아서 안는다는 발상은 꽤나 좋았다. 둘의 사이는 결국 그런게 되겠지만 둘이 함께라면 그것으로 좋지 않을까?

이 게임은 다시 강조하지만 '사랑이 없는 관계'를 중점으로 다뤘다. 사실 난 사랑같은걸 해보지 못해서 이 게임을 이해하는건 아직은 죽었다 깨나도 불가능하겠지. 하지만 좋은 공부가 됐던 것 같다. 무슨 공부냐고? 'H씬도 너무 자주하면 식상하다.' 라는 점? 그리고 '난 꽤 늦었구나' 라는 점..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은 토시노리 - 에미리 사이에 데레데레한 모습이 없다는거..

5. 그 외
꽤 숨가쁘게 클리어한 게임이다. 다소 관계가 복잡한 게임이다보니 내용정리도 안되고 좀 골치가 아팠다. 이 게임은 한패 자체에 오류가 있기 때문에 클리어 후 감동의 엔딩곡을 듣지 못한게 좀 아쉬운 느낌이 든다. 몰입도는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재미는 있었다. 그게 유쾌한 웃음이나 감동을 주는 게 아닌 재미라 남한테 추천은 하지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