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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시즈쿠 리뉴얼(雫 Re)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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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최근 이런 에로게를 플레이하는 연령대라던가 좌우지간 그 폭이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문화라면 문화인데 문화에도 옛날과 지금이 있다. '시즈쿠'라는 게임은 'Leaf'사에서 1996년에 첫번째로 내놓은 '비주얼 노벨' 형식의 게임이다. 당시 시즈쿠를 플레이했느냐 안했느냐에 따라 옛날과 지금이 갈릴 정도라고 생각한다. 리뷰할 작품은 2004년에 새롭게 리뉴얼된 작품으로 지금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에게 맞춰젔다고 생각한다. 시즈쿠도 후에 한글패치가 나왔고 이 리뉴얼판도 한글패치가 나왔다. 하지만 '카에데'라는 시즈쿠 리뉴얼 한글패치 제작자가 'Team SM'의 시즈쿠 한글패치를 그대로 배껴서 만드는 바람에 안좋은 일이 있는 패치이다. 시즈쿠 리뉴얼을 검색하면 항상 나오는 인물이라 딱히 긴 설명은 안하겠다. '카에데'라는 자는 '천사가 없는 12월' 한글패치에 또 일을 저지른 바람에 국내에는 자취를 감춘 걸로 알고 있다. 괜히 찝찝한 상태로 시작하는데 뭐 어쩔 수 없지.

2. 게임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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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게임을 클리어하면 구작 CG를 볼 수 있는 메뉴도 있다.

  이 게임은 과거의 '시즈쿠'를 리뉴얼한 게임이다. 1996년에 제작된 최초의 '비주얼 노벨' 형식의 게임으로 불리우는 '시즈쿠'를 8년만에 부활시킨 게임이다. 위와 아래의 차이를 보면 알겠지만 작화는 같은 작가가 그렸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달라보인다. 그 외 여러 시스템적인 요소가 개선된 부분이 보인다. 사실 2004년이나 되었는데 '시즈쿠 리뉴얼'의 작화는 좋다고는 못하겠지만 확실히 용된 수준이다.

  과거 원작 '시즈쿠'를 플레이한 플레이어들에겐 리뉴얼판이 꽤나 안좋게 보이나보다. 본래 '시즈쿠'는 광기를 다룬 다소 괴악한 호러물이라고 볼 수 있다. 원작의 개성있는 작화가 리뉴얼되면서 너무 물렁해진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확실히 그점은 동의한다. 하지만 이건 나름대로 Leaf가 시즈쿠를 부활시키고자 하는 하나의 수였을 것이다. 한글패치라던가 여러 안좋은 소문이 있지만 지금 세대들한테 추천할 용도로 '시즈쿠 리뉴얼'은 충분한 게임이라고 본다.
 
  이 게임은 유우스케가 '모임'의 진상을 파악하는 하룻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흔히 한 루트를 깨서 엔딩을 보면 다시 시작할때 안보였던 새로운 선택지가 나온다던가 하는 형식의 게임이다. '비주얼 노벨' 형식중에선 꽤 어렵고 어떻게 보면 고전의 분위기가 난다. 단 하룻밤의 내용이기 때문에 길지 않지만 여러번 플레이해줘야 한다. 총 12개의 엔딩이 있으며 필자는 다 클리어하지 못했다. 아마 내가 최초로 올클리어를 못한 게임이 아닐까..

3. 세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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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즈쿠 리뉴얼(이하 시즈쿠)'은 '광기'를 다루는 게임이다. 특별할 것 같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자신의 '광기'를 주인공인 '나가세 유우스케'를 통해 보여주게 된다. 신형 폭탄으로 세계멸망을 망상하는 걸로 하루를 때우는 유우스케의 수업시간에 별안간 '오오타 카나코'라는 여자아이가 음담패설을 하다가 자해를 하는 등, 즉 정신이 나간 상태를 보이게 된다. 조사로는 카나코는 전날 H를 했다는 것과 카나코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어떤 '모임'을 학교 내에서 가진다는 추측을 듣고 유우스케가 조사를 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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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조 사오리'는 전날 수상한 그림자를 발견했다는 목격자다. 배구부원으로 밝고 활동적인 성격이고 호기심이 많다. 무언갈 조사한다는 유우스케에게 관심을 보이고 자신도 같이 조사하게 해달라고 한다. 행동력이 있지만 우습게도 유령이야기에 약하다.

  유우스케는 사오리의 증언을 토대로 그 '모임'으로 추정되는 구성원이 10시쯤 제2체육관에 지나가는걸 파악하고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옥상에 수상한 그림자가 있어서 올라갔으나 헛탕이었지만 옥상에서 '모임'의 구성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뒤를 쫓은 유우스케와 사오리는 '모임'의 장소가 학생회실임을 파악하고 돌아가 창틀로 몰래 지켜보기로 한다. 학생회실 안에서는 '요시다 유키''카츠라기 미와코'라는 학생회 간부가 서로를 애무하고 있으며 그곳에 병원에 있을 '오오타 카나코'가 있고 게다가 주모자로 보이는 전 학생회장인 '츠키시마 타쿠야'가 있었던 것이다. 타쿠야는 침입자를 눈치채고 자신의 능력인 '독전파'를 쏘아붓는다. 유우스케와 사오리는 도망치고 겨우 숨어있는다. 타쿠야의 독전파로 인해 흥분된 사오리는 결국 유우스케와 H를 하게 되고 숨어있던 탈의실에서 나온다. 타쿠야는 여자들을 독전파로 부리며 유우스케 일행을 궁지에 몰아넣지만 겨우겨우 유우스케 일행은 교문에 이르렀다. 하지만 타쿠야가 버티고 있었고 둘을 독전파로 조종한다. 그리고 사오리에게 가위를 주며 자살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여기서 유우스케가 '츠키시마 루리코'를 만났다면 그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 도망치게 되고 만나지 않았다면 사오리는 여기서 죽어버리는 허무한 엔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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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하라 미즈호'는 카나코의 친구로 조사에 도움이 될까봐 유우스케에게 보내졌다. 카나코와 친한 친구로서 카나코의 변화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인물이다. 다소 소심하지만 카나코를 위해 용기를 내는 다소 적극적인 면도 보여준다.

  유우스케는 미즈호에게 카나코에 대해 물어보지만 미즈호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그녀에게는 카나코가 너무 갑작스럽게 변한 것이었다. 사오리에게 그들의 정보를 듣고 체육관을 시작으로 학교를 수색하다 옥상에 올라가 그 '모임'의 구성원을 마주치게 된다. 미즈호는 학생회 서기기 때문에 거리낌없이 학생회실의 문을 열었고 그곳에서 예의 난교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미즈호는 맛이 간 카나코를 붙들고 정신을 차리라고 말을 걸지만 독전파에 의해 마음이 부셔져버린 카나코에겐 아무 말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미즈호와 유우스케도 힘없이 타쿠야에게 붙잡히게 되고 강제로 H를 당하게 된다. 아주 잠깐 독전파의 지배에 풀렸을 때 유우스케가 미즈호를 구하려고 달려간다. 하지만 카나코에 의해 막히게 되고 그순간 미즈호의 교복에서 미즈호와 카나코의 우정의 상징이었던 '오르골'이 들리기 시작한다. 카나코는 그 오르골을 듣고 행동을 멈추게 되고 아주 잠깐이지만 제정신이 돌아왔는지 타쿠야의 머리를 소화기로 쳐 죽여버린다. 카나코는 한때 사랑했었던 타쿠야를 죽인 후 타쿠야와 함께 병원으로 실려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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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게임의 진 히로인인 '츠키시마 루리코'이다. 사실 루리코를 만나지 않으면 진행이 안되는 루트가 많다. 전파를 쓰는 '진짜'로 친오빠인 타쿠야에게 강간을 당해 타쿠야에게 전파의 힘이 전해지게 된다. 루리코는 그런 아픈 기억때문에 (유우스케의 말을 빌리면) '광기'의 문을 열어버린 상태(쉬운 말로는 맛이 간 상태)가 되버린다. 자신과 비슷한 자신의 존재가 없어질까봐 불안해하고 마음속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유우스케를 발견하고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루리코는 전파를 읽기 때문에 솔직해져야 하는게 공략포인트다. 사오리와 미즈호가 같이 조사를 해달라고 늘어져도 거절하고 루리코에게 가면 조금이나마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유우스케는 저녁에 옥상에서 루리코를 만나고 그곳에서 전파의 기운을 느낀다. 옥상에서 '모임'의 구성원들을 보고 학생회실로 항햔다. 예의 난교파티에 먼저 조사하다 잡힌 '신조 사오리'나 '아이하라 미즈호'도 있었다. 그 장면을 본 유우스케는 그 장소로 뛰어들지만 결국 타쿠야의 독전파에 잡히고 만다. 그러나 루리코가 나타남으로써 타쿠야는 그야말로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유우스케는 루리코와 함께 달아나게 된다.

  독전파의 영향인지 자신의 욕망을 주체할 수 없게 된 유우스케지만 루리코는 그것을 이해해주고 유우스케와 몸을 나누는걸 허락한다. 그때 유우스케의 몸에는 전파와 함께 루리코의 옛 기억이 들어오며 유우스케는 타쿠야와 마찬가지로 전파를 쓸 수 있게 된다. 그 기세를 몰아서 타쿠야와 대치하게 된다. 처음엔 다소 밀리지만 유우스케는 루리코의 조언을 듣고 자신이 항상 망상하던 신형 폭탄을 떠올리게 된다. 그 망상의 힘이 곧 전파의 힘이 되어 타쿠야를 몰아친다. 타쿠야의 마음 속으로 들어간 유우스케는 타쿠야를 어둠속에서 데려와 루리코와 다시 만나게 해줌으로써 남매간의 갈등이 풀리게 된다. 사건을 그렇게 마무리되고 유우스케는 전파로 모두들의 기억을 지우게 된다. 하지만 옥상에 올라온 유우스케는 그곳에서 다시 루리코와 재회하면서 끝나게 된다.

4. 개인적인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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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즈쿠'는 단 하룻밤을 플레이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요즘이야 너무나 풍부한 소재가 쏟아지곤 하지만 그당시에는 어쩌면 혁신적인 내용일 '전파'라는 내용을 씀으로써 흥미를 돋구었다. 'Leaf'사의 흥행은 '투하트'로부터 시작이지만 이 '시즈쿠'는 결코 무시할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가진 '광기'라는건 상당히 단순하다. 이 게임에서 '나가세 유우스케'는 꽤나 거창하게 말하곤 하지만 이 '광기'라는건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현실세계에서 필요한 '자극' 또는 '현실도피'의 하나이다. '츠키시마 타쿠야'는 사람을 조종하는 압도적인 힘을 이용해 '섹스'라는 '자극'을 맛본 셈이다.

  '전파'라는건 조금 어려울지도 모른다. '독전파'는 신경으로 전달되는 '뇌파'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것으로 이정도 힘이면 정말 사람을 내맘대로 조종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수준이 어느정도까지인진 모르겠지만 아마 이 '독전파'를 쓴다는건 사람의 '이성'을 날려버리는게 아닐까? 타쿠야도 말했다시피 전파는 뇌에 약간 이상을 일으키는 정도이고 몸은 이성이 없어지고 남은 '본능'으로 움직이게 되는 현상이다. '광기'라는건 곧 이성이 사라진다는 것. 광기에 이르렀을때 일상 생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자극'을 느낌으로써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는 이야기. 평범한 사람을 미치게 하는건 이성을 버리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원작은 안해봤지만 '시즈쿠 리뉴얼'은 이 '광기'라는걸 느끼기엔 충분하다. 원작의 CG를 볼땐 꽤나 무서울 정도여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의 높은 퀄리티에 강렬한 채색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전에도 말했지만 사람이 느낄땐 '시각'보다 '청각'에 더 영향을 많이 받고 '시즈쿠 리뉴얼'의 배경음악이나 음성은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고 본다. 몇몇 사람들은 과거 '시즈쿠'의 향수에 빠져있을지도 모르겠다만 '시즈쿠 리뉴얼'을 플레이한 필자도 충분히 느낀 게 많은 게임이었다.

5. 그 외
단 하룻밤의 내용을 지닌 게임이었는데 분량이 엄청나게 되어버렸다. 공통부분을 묶는 재주를 쓰지 않아서 그럴까? 사실 게임 내에서 인용할 CG가 대부분이 HCG라 좀 곤란하긴 했다. 뭐 대충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