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하반기 가장 인지도가 높은(그래봤자 일부 매니아 사이에서만이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손꼽히는 이 '교토 애니메이션'의 '클라나드'. 교토 애니메는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유명한 제작사로 특히 교토가 밀고 있는 'KEY' 프로젝트 그 세번째가 바로 '클라나드'가 되겠다. 교토는 전작으로 'Kanon'과 'Air'로 당시 주목을 받았었다. 막말로 교토는 키빠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차근차근 만들어내고 있다. 교토의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엄청나게 정성을 들인다는 점인데(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토에이가 안쓰러울 정도로) 이번 작품도 꽤 볼만하다. 매번 거론되긴 했지만 게임과는 다른 전개를 보여주다보니 약간의 문제는 생기지만 본인은 이정도면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한다.
2. 애니메이션의 재미요소
전체적으론 하렘 스타일의 러브 코믹물이지만 이 '클라나드'의 중요한 주제는 바로 '가족'이다. Key의 작품은 하나의 주제를 부여하곤 하는데 클라나드는 바로 '가족'으로 감동을 남긴다. 아무 생각 없이 볼 정도로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기는 하나 이 '가족'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중요한 점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다. 미소녀게임 원작의 전형적인 애니메이션의 특징이라면 아무래도 각 히로인마다 에피소드를 때워나가는 형식이라 이건 피해갈 수 없다. 하지만 교토 특유의 복선을 깔아주면서 어느정도 독창성있는 진행을 보여준다.
3. 간단한 리뷰
후코는 전교생에게 불가사리를 나눠주곤 하는데 그것엔 자신의 누나인 '이부키 코우코'와 '요시노 유스케'의 결혼을 축하해달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진짜 후코는 몇년째 병실에 누워있으며 코우코의 결혼을 축하해주자는 마음에서 나타난 정신체(정확한 언급이 없었다.)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에게 잊혀지게 된다. 학교에서 결혼식을 치르기로 한 당일, 모두들 불가사리 조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마지막 순간에 코우코는 후코를 알아보고 행복해지기로 결심한다. 시간이 지나 후코는 잊었지만 후코가 준 불가사리 조각을 간직하고 있다. 실제 게임에서 이러는지도 모르겠지만 후코는 이후의 에피소드에도 간간히 등장을 하곤 한다. 솔직히 말하면 별로 재미도 감동도 없는 부분이다. 오히려 후코의 정체성에 더욱 의심이 가게 만드는 이벤트.
코토미는 사실 과거에 토모야랑 만난 적이 있었다. 어렸을 적 코토미의 집에 실수로 들어온 토모야와 친하게 지내곤 했다. 어릴 적 코토미의 생일날 코토미의 부모님은 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시고 부모님이 쓰신 논문을 찾으러 온 사람들이 두려워서 논문을 태워버린다. 그 불이 번지고 토모야와 논문을 가지러온 사람에게 코토미는 구출받고 토모야는 그 일 이후로 코토미와 연락이 끊겼던 것이다. 자동차 사고를 목격한 날 코토미는 발작에 가까운 공포감을 내보냈고 그 뒤로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토모야 일행은 코토미의 생일에 맞춰 정원을 가꾸고 생일준비를 했다. 마침내 코토미는 나와주고 다시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게 된다. 그때 논문을 찾으러 왔던 그 사람이 코토미의 앞에 등장하며 코토미의 부모님이 전해주려 했던 곰인형을 코토미에게 내놓는다. 사고로 인해 행방불명된 가방이었지만 전 세계를 거쳐 마침내 코토미의 손에 넘어오게 된다.(참고로 한국어도 나온다.) 코토미는 잊혀질뻔한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고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코토미의 에피소드는 '가족'보다는 '기적'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부모님의 사랑의 힘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보고싶다.
고문이 없는 연극부는 합창부와 함께 공동 고문을 모셔야 하는 상황이 되서 토모요가 학생회장이 되면 이 건을 통과시켜주길 부탁한다. 토모요가 무리해서 학생회장이 되고 싶어하는 이유는 바로 마을 주민들, 특히 몸이 아픈 자신의 동생이 좋아했던 벚꽃 가로수를 보존하기 위해서였다. 토모요가 있는 곳을 파악한 과거의 껄렁배(?)들은 학교로 쳐들어오고 그 소동때문에 토모요는 위기를 맞지만 토모야가 대신 정학을 맞는다. 하지만 그 소문은 퍼져서 토모요의 평판이 떨어질 찰나, 토모야는 토모요와 함께 여러 부활동을 돌아다니며 대결을 하면서 인지도를 차근차근 쌓아간다. 성공리에 토모요는 학생회장이 되고 고대했던 연극부가 드디어 활동을 시작한다. 이 상황에서 병결했던 나기사가 복귀하고 나기사를 정성스레 보호해주는 토모야를 보고 나머지 히로인들은 죄다 포기를 하는 인상적인 이벤트도 있다.
하필이면 이 진실을 나기사가 그토록 이루고 싶었던 연극을 발표하는 전날이었다. 그 후유증은 당연 다음날까지 남기 마련. 아키오가 학창시절 했던 연극을 보면서 자신때문에 부모님이 꿈을 포기했다고 생각하고 깊은 슬픔에 빠진다. 결국 연극을 발표할때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마는데, 이때 아키오가 나타난다. 아키오는 부모의 입장으로 자식을 설득한다. '우리는 네가 꿈을 이루는 것을 꿈꾸고 있단 말이다! 우리는 꿈을 포기한게 아니야! 자신들의 꿈을 네 꿈으로 바꾼 거야! 부모라는 것은 그런 거야! 가족이라는 것은 그런 거란 말이야!' 이 말을 들은 나기사는 성공리에 연극을 끝마칠 수 있게 된다. 그 이후 토모야는 나기사에게 고백을 하게 되고 둘은 사랑을 나누게 된다. 진정 '클라나드'의 주제를 담은 감동을 주는 에피소드다. 게임에선 어떻게 나오는진 모르겠지만 충분히 멋진 에피소드라고 생각한다.
4. 개인적인 견해
'클라나드'라는 작품을 이야기하려면 'KEY'사의 작품형식을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유명한 비쥬얼 노벨 형식의 게임인 'Kanon', 'Air'에 이은 키의 대작인 클라나드는 '가족'이라는 주제로 감동을 안겨준다. 게임은 원화가인 '히노우에 이타루'의 그림체는 다소 에로게에 맞지 않는다는 등 특정 층에선 인기가 적은 편이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선 키빠가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고 감동(그것이 억지감동이라 할지라도)을 안겨주기엔 충분한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게 아닐까? 키사의 결점을 수준높은 작화로 유명한 '교토 애니메이션'에서 보완해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내보내는건 시청자 입장으로선 꽤 흥미있는 전개다. 사실상 이 작품이 교토 애니메의 키 프로젝트 세번째 작품이니 긴 말을 할 필요는 없겠지.
앞서 말했지만 '클라나드'의 주제는 바로 '가족'이다. 마지막에 토모야는 연극을 시청한 아버지와 조금은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다. 급박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가족에게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을까? 이 작품의 주인공들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원만한 가족관계를 보내는 곳은 몇 없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가족의 사랑을 느껴보는 일도 생겨야 하지 않을까?
이미 교토애니메는 '클라나드 애프터'를 진행중이다. 나기사의 과거이야기나 나기사가 연극으로 승화시킨 이야기의 진실이 밝혀질 수도 있다. 게임을 안해봐서 비교를 못하겠지만 어떻게 표현해줄지도 기대가 된다. 참고로 '토에이 애니메이션'에서는 '극장판 클라나드'를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기 때문에 언제 시간 들여서 봐야겠다.
5. 그 외
클라나드라던가 키게임은 귀찮고 이타루그림체때문에 할 마음이 잘 들지는 않은데 고맙게도 교토애니메에선 키 프로젝트로 하나하나 키 작품을 애니화하고 있다. 키 작품은 게임보다 애니로만 접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