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개그센스로 인기가 많은 HOOK사의 게임중 가장 유명한 게임중 하나인 <Like Life>는 2004년 5월에 제작되었다. HOOK사의 최근작인 <Fairly Life>는 이 게임의 후속작인 셈이다. 팀 우타마루에서 2006년 12월에 상당한 수준으로 한글패치가 진행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접해본 게임일 것이다. 깔끔한 원화와 엉망진창 개그로 가볍게 즐길수 있는 게임이다.
2. 게임의 특징
<Like Life>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A-RTC(Assist-Real Time Click) 시스템이 있다. 진행하다보면 몇몇 선택지에 2개의 바가 올려져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씩 사라지며 선택을 하지 않는것 / 한칸 / 두칸 선택시에 각각 다른 결과를 내보내게 되는 HOOK사만의 독특한 시스템이다. 일반 선택과는 다른 빠른 판단력을 요하는 선택지기 때문에 플레이하는데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공략면에선 꽤 어려운 난관중에 하나다. 진엔딩을 노린다면 상당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이부분이기도 하다.
<Like Life>에는 수많은 물건들이 인간의 형태로 나타난다. 메인 히로인은 물론이고 주위에 있는 사소한 물건까지 여성 캐릭터로 나타나 재미를 더해준다. 심지어 아주 사소한 물건이라도 숨겨진 에피소드를 내포하고 있다. 물건이 사람이 된다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Like Life>는 그 비현실덕분에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로 진행된다.
특정 캐릭터의 엔딩을 보거나 특별한 장소에 가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상자와 열쇠인데 열쇠를 얻어서 상자를 열면 다양한 아이템이 공개가 된다. 한편의 오마케 드라마와 OP/ED, 그리고 히로인들의 음성으로 담겨진 자동응답과 시스템 음성들이 인스톨 폴더에 ogg파일로 쌓여진다. 컴퓨터나 핸드폰에 쓰일 수 있는거 같긴 한데 딱히 관심이 없어서 모르겠다.
3. 세부 리뷰
코오사카 히메코는 주인공인 코오사카 카즈마의 핸드폰이었는데 갑자기 인간의 모습으로 카즈마의 앞에 나타난다. 카즈마는 처음엔 수상히 여기지만 전화를 걸어보고나서 결국 핸드폰이라는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함께 학교에 다니게 되지만 의외로 친구들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최첨단 기기이는 하나 인간의 모습의 되어버려 통화를 하거나 메일을 하는 등 입으로 할수 있는 정도만 가능하다. 그리고 세상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는게 상당히 많은 덤벙이 캐릭터로 통한다. 히메코라는 이름보다는 주로 ち
び(꼬맹이)로 통한다. (배터리가 있는 한) 항상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고 잘 웃는게 매력이다.
주인공인 카즈마는 꽤 인기가 많은 편이다. 카즈마의 주위에는 항상 다른 여자들이 있지만 히메코는 인간으로서 그들과 경쟁하며 카즈마를 좋아하고 싶지만 자신이 물건이라는 콤플렉스를 가진다. 그러던 어느날, 카즈마와 히메코는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인 소우야와 그의 리얼돌인 미츠바를 만난다. 소우야의 물건이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쓰이기만 하는 미츠바를 본 히메코는 물건으로서 여러 생각을 한다. 물건이 아닌 인간으로서 카즈마를 좋아하고 싶어하는 히메코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카즈마는 히메코와 연인으로 지낸다. 하지만 핸드폰이 인간으로 변한 이 마법같은 환상은 오래 못가 깨어질 운명이었다. 결국 히메코는 핸드폰으로 돌아가지만 카즈마는 히메코를 잊지 못하고 침울해한다. 그러다 갑자기 음성사서함의 알림말이 울려퍼진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히메코. 비록 다시는 인간의 모습으로 만날 순 없지만 카즈마는 영원히 히메코를 사랑한다.
기본적으로 6월 6일 이후를 기준으로 인간이 되었던 물건이 일괄적으로 물건으로 돌아간다. 히메코도 역시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히메코 루트는 항상 슬픈 결말이 나온다. 누구보다도 카즈마의 가까이에 있었던 히메코였기에 불가항력인 이별을 맞이하는 장면이 참 딱했다. 작고 귀엽고 활기차서 참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지만 히메코 외의 루트에서는 진짜 카즈마가 핸드폰 이상의 짐덩이로 생각하기 때문에 매번 버려지는게 안타깝다. 개인적으론 이 게임에서 가장 웃긴 캐릭터로 꼽겠다.
미야사토 유미는 카즈마의 오랜 소꿉친구다. 전교생이 다 알정도로 카즈마와 붙어다니며 또 카즈마를 열렬하게 좋아한다. 바보스러울 정도로 활기차고 덤벙대는게 히메코 이상이다. 카즈마는 이런 유미를 한심하게 생각하고 매일 구박을 주곤 한다. 의외로 인기가 상당히 많아 교내에서는 아이돌 수준으로 카즈마의 친구인 일격을 필두로 하는 유미 친위대도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유미에게는 오직 카즈마밖에 없으며 종종 자신은 카즈마의 신부라며 떠벌리기까지 하는 수준이다. 매일 아침이면 베란다를 통해 카즈마의 집으로 넘어와서 아침을 같이 먹고 등교도 함께한다. 심각할정도로 카즈마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기도 하지만 누구보다도 카즈마를 이해해주는 전형적인 소꿉친구 캐릭터이다.
사실 절반 이상은 먹고 들어가는게 유미다. 소꿉친구중에서도 카즈마를 끔찍히도 사랑하는 유미 루트는 마지막의 갈등 아닌 갈등만 제외하고는 거의 순탄하게 흘러갔다. 과거의 사진을 떨구는 둥 과거의 복선을 많이 뿌리고 다니긴 했는데 결국 거론만 했을뿐 과거 내용은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어찌됐든 가장 이상적인 사랑을 하는 루트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게임의 이상현상을 어느정도 설명해주는 아토리의 루트이다. 물건이 갑자기 사람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물건의 주인이 그 물건을 소중하게 대해주기 때문이고 특히 그 힘이 강한 아토리는 매일 외로워하며 수많은 물건 친구들을 만났다. 하지만 카즈마와 사귀면서 더이상 고독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그 마법같은 '꿈'은 깨어지게 되었고 아토리는 진정한 의미로 고독에서 벗어난 행복한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같은 의미로 카즈마도 고독에서 깨어졌기 때문에 카즈마의 집안 물건도 본래대로 돌아간 거라고 생각한다. 이 게임에선 아토리를 가장 좋아하지만 엔딩은 꽤나 슬픈 결말이다.
어찌보면 철부지 아가씨를 갱생시키는데 더욱 초점이 맞춰진 키즈나의 루트고 부잣집 아가씨를 공략하는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다시금 되새이게 해준 루트였다. 의외로 질투하는 키즈나가 귀엽게 나오고 한바탕 싸우고나서 키즈나를 뒤에 태우고 함께 자전거를 타는 장면은 꽤 감동적이다. 또 의외로 메이드 복장이 잘 어울린다. 유미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카즈마를 끔찍히 사랑하기 때문에 비교적 보기좋은 엔딩이 나왔다. 특별할게 없어서 딱히 추가할 내용이 없네.
상당히 흥미로웠던 츠바키의 루트였다. 이 게임에 어울릴만한 멀티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카즈마를 내심 좋아하던 츠바키가 사실은 물건이었고 진짜 츠바키가 존재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은 라이크 라이프를 통틀어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반전이다. 특히 츠바키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직전의 모습은 꽤 감동적이었다. 성격이 꽤 대조적이기 때문에 쌍둥이 자매 느낌이 더 강하다. 게다가 3P도 있다. 역시 츠바키는 라이크 라이프 최고의 캐릭터다. 내용면에선 진짜 볼 것 없는 이 게임중에선 그나마 짜임새있는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일하게 츠바키만 오마케에 추가 H씬이 존재한다. 참고로 성우는 무료 고토 유코.
오마케 시나리오 토우카의 내용은 한 히로인의 루트정도로 긴 내용이기 때문에 H씬도 하나 포함되어있다. 이 외에도 스탠드인 아카리, 칠판지우개인 케시코, 알람시계인 오키루, 신호등인 노부코, 전기 포트인 마코의 짤막한 시나리오가 있고(이들은 게임 시작화면에서 영어로 이들의 이름을 타이핑하면 자동으로 나타난다.) 소우야와 미츠바의 H씬이 하나, 그리고 금상자로 얻을 수 있는 '뇌내 혁명 리모콘'은 무려 평소에 카즈마에게 까칠하게 구는 냉장고인 효코와의 H씬이 들어있는 시나리오가 있다. 풍부하진 않지만 쏠쏠한 재미를 느낄수 있는 보너스 시나리오들이다.
4. 개인적인 견해
보너스 시나리오중 '뇌내 혁명 리모컨' 시나리오의 엔딩으로 모든 히로인의 뇌가 혁명을 일으켜 카즈마와 H를 하기 위해 달려드는 모습은 마치 좀비에게 둘려쌓인 배드 엔딩과 흡사하다.
<Like Life>는 물건이 인간으로 변한 재미있는 세계관을 기반으로 가볍고 유쾌한 게임이다. HOOK사 특유의 엉망진창 개그가 잘 묻어나있고 깔끔한 작화와 흥미를 주는 특별한 시스템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단점이라면 역시 히로인별 루트로 갔을때의 내용이 탄탄하지는 못하다는 점이다. 특히 깊은 갈등, 즉 대치상태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좀 맥이 빠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점은 개그로 채워넣은 것 같아 제법 만족스럽다.
A-RTC 시스템은 지루해질 수 있는 선택지 선택을 재미있게 바꿔놓은 시스템이긴 하지만 공략에 있어선 어려운 장애물중 하나다. 멀티 엔딩이 존재하는 게임 특성상 특정 엔딩을 봐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있는데 A-RTC가 걸려있는 선택지에서는 언제 누르느냐에 따라 루트 방향이 갈라지기 때문에 꽤 신경써야 한다. 뭐 공략보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주인이 물건을 소중히 여긴다면 그 물건은 인간의 모습이 된다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색다른 재미를 이끌어낸 <Like Life>는 이후 HOOK사의 최신작인 <Fairly Life>에도 영향을 주었다. 물건의 모에화는 옛부터 지금까지 꽤 쓰이던 떡밥으로 비록 이 소재를 이용한 히로인은 둘(아니 1.5?)밖에 안되지만 게임 분위기를 차별화시키는덴 한몫 했다. <Honey Coming>으로 알게 된 HOOK사의 이미지를 <Like Life>를 통해 제대로 알아봤다.
5. 그 외
무려 1년도 넘게 안쓰던 게임 리뷰를 드디어 올렸다. 근데 너무 시간을 잡아먹는지라 당분간은 안올릴듯.. 게다가 너무 오랜만에 써서 그런지 또 내용이 산더미가 되버렸다. 게다가 은근히 글이 빽빽히 써있다. 줄이고 싶은데 그야말로 '내용기록' 목적의 리뷰라서 줄일 수도 없다. 그래도 이정도 분량으로 한땐 한달에 세편도 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