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서론
오랜만에 한 걸게임이다. 바로 '내일 만났던 소녀'. 보통 이런 종류의 게임은 크게 두가지로 나뉠 수 있다. 주제가 사랑이냐 아니냐. 물론 에로게에 사랑이 빠지면 안되겠지만 그 중요도의 차이가 있겠다. 이 게임은 후자로서 플레이어에게 엄청난 반전을 선사하는 스릴러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게임 분위기상 그런거 같진 않지만.. 내 리뷰는 항상 네타 100%를 자랑하기 때문에 혹시나 플레이할 의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예 보지 않는게 좋다. 지금은 꽤 발전한 'MOONSTONE'사가 처음 내놓은 게임이다. 스토리만으로 꽤 많은 인기를 끌고 있고 지금은 없어진 팀인 '미도락가 부속 한글화 팀 내만소 위원회'에서 한글패치를 내놓았다. 확실히 재미는 보장한다.
2. 게임의 특징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플레이시 'past'와 'present'를 번갈아가며 플레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간적인 부분을 건드린 게임은 몇 있었지만 쉴새없이 바뀌는건 참 신기하다. 이 게임의 내용상 과거나 현재나 한 사건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과거일때와 현재일때의 차이를 제대로 파악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 게임이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밝혀지는 진실에 플레이어는 경악을 하게 된다.

참고로 'APPEND' 메뉴라고 해서 추가 H씬 항목이 존재한다. 공략 히로인인 네 자매가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본편에선 너무 심심하니 그냥 넣어놓은 느낌이다. 스토리에 충실하다보니 에로한 부분은 조금 약해서 넣었을 수도 있고 말이다.

3. 세부 리뷰


먼저 세번째에 있는 키타카가의 셋째 딸 '키타카 린'. 한마디로 츤데레. 이 게임이 2001년에 나온거보면 츤데레열풍이 불기 전인데.. 잘 노린듯 하다. 사실 츤데레인 이유가 있긴 하다. 아버지는 린에게 사실 린은 류의 동생이라고 말한다. 린은 친동생이라는 사실을 믿고 류와 조금 거리감을 두게 되려고 한다. 물론 사실은 아니다. 기억은 잃었지만 류는 자신의 동생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 린은 류의 생일날 밤에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냇가에 나왔다가 '범인'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그다음 가장 앞에 있는 키타카가의 막내 딸 '키타카 미사토'. 막내다보니 가장 귀엽다. 로리속성. 류를 상당히 잘 따르며 어리광도 부린다. 귀여운만큼 야한것도 잘 노리는 재미있는 녀석. 아버지는 미사토에게 류와 사나에를 연결시킬거라는 말을 듣게 된다. 자신도 류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결국 사나에와 잘되게 밀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솔직한 미사토라서 그런지 잘 먹히지 않는다.. 미사토는 류와 함께 행방불명된 린을 찾자고 약속을 하고 기다리다 습격을 당한다. 무려 자신의 아버지한테 강간을 당하다 '범인'에게 살해당한다.
두번째에 있는 키타카가의 첫째 딸 '키타카 사나에'. 류의 연상이다. 어느정도 나이가 있는 누님타입으로 아버지의 말씀도 있고 장녀다보니 집안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제약을 받게 된다. 타누에 있는 키타카가의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성격은 평범하나 술에 취하면 자신이 한 난동을 기억하지 못한다. 사나에는 류의 기억을 어느정도 회복하는데 도움은 주나 그다지 큰 영향은 아니었다. 사나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자신의 아버지가 수상하다면서 미와산 위에 있는 호수를 류와 같이 조사하자고 한다. 호수 위에 부부섬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거기에 한 건물이 있었다. 류는 갑작스레 공포에 질려서 들어가지 못하고 사나에가 올때까지 기다리는데.. 갑자기 '범인'이 사나에를 끌고 엄청난 속도로 도망치기 시작한다. 류는 기억이 잃기 전 있던 권총으로 범인을 한발 쏘긴 하지만 놓쳐버리고 만다. 이렇게 사나에는 살해당하고.. 류는 산의 건너편에 도착해서 현재의 '다카치호 마을'과는 다른 어느 '폐촌'을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키타카가의 둘째 딸 '키타카 후유카'. 류와 비슷한 연배이다. 조신하고 집안일을 담당하는듯 하다. 그리고 유일하게 아버지에게서 제약이 없다. 그 이유는 아래 충격적인 진실과 함께 밝혀지게 된다. 키타카가의 어머니인 '키타카 아야메'는 후유카의 앞에서 자살해버린다. 후유카와 어머니 사이는 상당히 안좋았다고 한다. 아야메는 후유카에게 억지로 소설가가 되라고 소설을 쓰게 하는 등 후유카에게 집착을 보이곤 했다. 어째서 아야메가 자살했는진 이따가 설명하자.
대충 이정도가 중반부까지의 내용이다. 이제 키타카 가에는 행방불명된 백부와 둘째 딸인 '키타카 후유카'만이 남게 됐다. 참고로 이 내용은 현재의 내용이다. 시스템상 과거와 현재가 오고간다고 해서 그거를 자연스럽게 넘어가면 안된다. 같은 사건같지만 과거는 과거, 현재는 현재다. 내용이 따로라는걸 염두해둬야 한다.


이제 슬슬 본론으로 넘어갈까? '아사사카 리카'는 사실 '아이사 류'의 조카이다. 무슨 말이냐면 리카는 '아이사 류'의 여동생인 '아이사 리카코'의 양녀라는 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이 이야기의 모순은 꽤 과거로 넘어가야 한다.
내일 만났던 소녀의 내용은 상당히 꼬여있기 때문에 아예 시간순서대로 정리하는게 이해가 가장 빠를듯 싶다. 내 나름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내일 만났던 소녀'의 내용을 되새겨보자.
-대과거
아이사 류의 백부.. 라고 칭해지는 '키타카 유키노부'는 어느 군의 연구원이었고 실험을 통해 인간의 힘을 강화시키는 법을 익히게 된다. 그리하여 만드는 인간병기중 합격한게 바로 '아이사 류'라는 것이다. 유키노부는 이 힘을 테스트하기 위해 류에게 미와산 꼭대기의 호숫가에서 사람을 맨손으로 찢어죽이게 한다. 이 사건은 과거편의 약 10년전으로 엽기 살인으로 신문에 뜬 적이 있는 그 사건이다. 성공적으로 사람을 죽여버리게 되지만 정작 류는 사람을 찢어죽였다는 충격으로 다른 인격이 탄생해버리게 된다. 전의 인격이 살인병기였다면 지금은 보통의 아이사 류가 되버린 셈이다. 유키노부는 모처럼의 성공작을 버리긴 아까운지 자신의 딸들과 교류를 하게 함으로써 기억이 돌아오길 바랜다. 키타카가의 딸들은 이 류를 보고 지내면서 류를 좋아하게 된다.
-키타카 유키노부가 저지른 실험

-과거의 사건
리카코를 보고 기억을 잃은 아이사 류. 그때부터 과거편이 시작된다. 마중을 나온 사나에는 류가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놀라고 다른 가족들한테 설명을 한다. 아이사 류는 결국 뻘쭘하게 키타카 가에 머물게 된 것이다. 조금씩 키타카가의 자매들과 교류하면서 친근하게 지내는데.. 갑자기 정체불명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린과 미사토가 다니는 학교의 여학생 2명이 살해당하는 사건인데.. 이 사건의 범인은 다름아닌 '미야모토 세이이치'이다. 미야모토는 대과거때 류가 살인하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하고 그 힘에 매료되어 가지고 싶어하던 소년이었다. 그의 방식을 모방해 이런 살인을 저지른 것. 특히 두번째 살인사건은 어느 풀숲에서 발견됐는데 유키노부가 먼저 발견하고 류에게 재밌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하게 된다. 그 살인현장을 봐버린 류는 점점 과거의 기억이 돌아오면서 살인병기로 변하게 된다. 모처럼 살인병기로 정신이 돌아왔으나 자신이 가졌을 근사한 시간들을 보통의 류에게 뺏긴 질투심 등이 생겨나게 되면서 키타카 가의 자매들을 하나하나 죽여버리게 된다. 이때 '미야모토 세이이치'는 류를 몰래 지켜보면서 마치 자신이 죽인 것 처럼 모방살인 형식의 일기를 기록하게 된다.
-에필로그/프롤로그

-현재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사건
가사상태인 류를 부활시킴으로써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를 모두 들은 복제된 후유카는 과거의 내용을 하나의 소설로 써내려갔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맞춰 현재가 진행되야 한다. 그런데 처음부터 브레이크가 걸린다. 기억이 없어진 류를 먼저 발견해야 하는 건 '키타카 사나에'인데 현재에선 '아카사카 리카'가 먼저 발견해버린 것이다. 처음부터 어긋나버린 이야기이다. 어찌됐든 류를 집안에 데려오게 된다. 그리고 때마침 풀려나는 '미야모토 세이이치'. 그에겐 그가 동경했던 '아이사 류'의 힘이 있다. 그는 대본대로 여학생 둘을 적여버리게 된다. 여기서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데 대본대로 하자면 두번째 살인사건에서 류가 그 살인현장을 봐야한다. 과거의 유키노부는 덤덤하게 지나갔지만 현재의 유키노부는 고용한 사람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이라 살인현장을 보고 헐레벌떡 도망간다. 이 차이를 느끼지 못했으면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세 자매가 죽을 시간. 세 자매는 저 위에 써놓은 것 처럼 순서대로 '범인' 미야모토에게 죽어갔다. 미야모토는 총을 한대 맞은 상태였고, 대본대로라면 이제 백부를 죽여야 할 차례인데 운나쁘게 류와 마주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미야모토는 류를 공격했지만 총으로 인한 부상때문에 류에게 패배하고 만다. 이리하여 또 이야기가 어긋나고 만다. 미사토 사건 이후 행방불명된 고용된 백부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후유카가 그를 죽여버리고 만다. 이리하여 살인사건은 끝나고 부상당한 미야모토는 끌려가고 죽음으로써 사건은 마무리가 되었다. 이들은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까? 후유카는 생일선물로 자신이 쓴 그 소설을 주게 된다. 류는 그 소설을 통해 진실을 알게 되었다. 기억도 함께 말이다.
-현재의 에필로그


4. 개인적인 견해

일단 이 게임은 날 상당히 곤혹스럽게 했다. 효과음은 나오는데 왜 배경음이 안나오는걸까? 린 루트를 깨고나서야 배경음이 있다는걸 알았다. 며칠을 헤멨으나 겨우 해결법을 알아냈다. dxdiag를 실행해서 소리탭에서 기본 가속으로 하니까 나오더라. 아무래도 다이렉트X 8.0에 최적화된 게임이라서 다소 이런 부분에서 충돌이 생겼나보다. 귀찮기시리.. 하지만 겨우 배경음을 복구해서 들어보니 꽤 좋더라.
슬슬 작화를 까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림체가 약간 로리틱하다보니.. 몰입도가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전체적으로.. H씬도 말이다. 대신 그만큼 스토리가 받쳐주니까 괜찮다고 본다. 다른거 다 포기하고 스토리로 승부하는 게임들이 몇 있지..
내 개인적으론 '내일 만났던 소녀'의 내용을 90% 이상 이해했다고 본다. '내일 만났던 소녀'라는 제목은 바로 아야메/후유카를 지칭하는 말이렷다. 사실 좀 무섭다. 사랑을 위해 엄청난 집념을 발휘한 것 아닌가? 물론 이야기에 미쳐있다는 사실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2대 후유카가 류에게 소설책을 건내준 것.. 사실 그녀도 지금 상황을 탈피하고 싶진 않았을까? 라는 의문을 남겨준다. 자신과 같은 입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대충 그런 뜻인데.. 만약 소설을 빨리 읽었으면 일이 완전 깨졌을텐데 이런 무모한 짓을? 바로 현실은 변화해야 한다는걸 상징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아사카사 리카의 존재도 따지고 가자. 류의 동생으로 유키노부한테 실험을 당해 시선을 박탈당한 리카코는 우연히 마을에서 그녀를 구해준 한 남자와 결혼해 행복한 생활을 누리는 듯 하다. 리카와 함께 말이다. 이 사건이 낳은 유일한 희망이라는 점에서 만족해야겠지?
각 루트별 엔딩에 대해선 이야기는 안하겠다. 사건이 종결되고 잘먹고 잘살았다가 끝이다. 후유카 전의 엔딩들엔 후유카가 보낸걸로 추정되는 쪽지가 하나 놓여있을 뿐이고 그리고 상황 종료. 좀 시시한 느낌이 든다.. H씬도 몰입도 안되고.. 후..
5. 그 외
Cross†Channel이후로 가장 스토리가 뛰어난 게임을 한 느낌이다. 그런데.. 이런 류의 게임은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피곤해.. 가끔 하면 재밌긴 하지.. 오랜만에 하는 게임이라 가볍게 하려고 했더니 취지에 좀 빗나간 느낌이 든다.. 아무튼 재밌게 했으면 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