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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Planetarian ~작은 별의 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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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어느덧 세번째 리뷰. 바로 '플라네타리안'이다. 이 업계에선 꽤 메이저중 하나인 'Key'사의 작품이다. 원화디자인은 '코마츠 에지'라는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원화가중 한명이다.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의 일러스트레이터. 아, 내 세대에선 마부라호의 일러스트라고하면 딱 알지도 모르겠다. 플라네타리안은 Key의 네임밸류로 꽤나 알려져있는 게임으로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감동을 잊지 못하고 기억해 준다고 한다. 제작년도는 2004년 말인데 사실 좀 된 게임인줄 알았다. 클라나드와 같은 년도에 나온거라니 신기하기도 했고.. 한글패치는 사실 제작자가 어떠한 흔적을 남기지 않아서 찾을 수 없었다.

2. 게임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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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중요한 점을 따져보자. 이건 전연령이다. 즉 H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면 사실 기대했었는데 그런거 없다. 일단 이 게임은 '키네틱 노벨' 이라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Key사에서 뭔가 독특한 장르를 만들어냈는데..(사실 비주얼 노벨이라는 말을 가장 사업에 먼저 이용한 것도 Key였지 아마..) 흔히 비주얼 노벨이라고 착각을 많이 하는데.. 말로 하면 맞긴 맞다. 하지만 일반 비주얼 노벨과는 달리 이 '키네틱 노벨'은 선택지가 없는 장르이다. 즉 사용자의 의지를 많이 축소시켰다는 말이다. 간단히 말하면 그냥 보는거다. 마치 하나의 소설책처럼 읽는 식이다. 머리에 H만든 부류같은(나도 아니라곤 못하겠다.) 사람들은 다소 실망할 수도 있지만 그 대신에 그만한 감동과 여운을 주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이 게임의 히로인은 단 한명. 그리고 주인공 한명. 즉 두 사람이 이 게임의 인물들이다. 게다가 히로인은 로봇이다. 즉 사람은 주인공 한명. 이름도 없다. 대신 단 한명뿐인 히로인의 스탠딩 CG가 많다는게 장점일까? 세세한 표정이나 움직임을 전부 확인할 수 있다. 스탠딩 이미지의 경우에는.. 클리어후 뮤직모드를 클릭했을때 나오는 스탠딩 CG가 계속 바뀐다는 점까지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다소 지루할 키네틱 노벨 장르라서 세세한 부분을 신경쓴 모양이다. 노래는 전체 분위기에 맞춰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끈다. 기본은 무음성이지만 음성패치도 있다. 하지만 귀찮아서 무음성으로 2시간 반정도에 클리어했다. 무언가 읽는 속도가 상당히 느린 내가 오토 모드로 해놓고 멍하니 지켜본게 2시간 반이라는 말이다. 꽤나 짧은 내용이다. 음성패치를 받는다고 해도 플레이시간은 4시간정도이다.

자 그럼 이 게임이 도데체 어떻길래 그러는건지 살펴보자. 이 순수한 소녀로봇이 등장하는 이 게임의 세계관은 바로 세기말이다. 배경은 전시에 세균 탄두를 맞아버린 봉인 도시이다. 그 후로 근 30년이 지난게 현재이다. 이 전쟁은 세상을 거의 멸망시킬 정도로 계속되었다. 이미 전쟁은 복수와 살육 그 자체가 되어버렸고, 살아남는게 목적인 세상이 되었다. 그리고 세상에는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이런 도시에서 폐품상이 직업인 주인공은 쓸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 폐품상이라면 눈독을 들이는 옛날 번성했던 이 '봉인 도시'에 도착한 것이다.

이 게임의 히로인은 바로 '호시노 유메미'라는 이름의 로봇이다. 하나바시 본전 플라네타리움 관에서 일하고 있는 업무용 로봇이다. 봉인 도시가 되어버린 이 도시에서 30년동안이나 이 플라네타리움 관을 지키고 있었다. 어떻게 여기에 전기가 통하는진 미지수지만 이 유메미는 매일같이 평소처럼 30년동안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잇었던 것이다. 유메미의 말로는 1년에 딱 한번인 일주일동안만 활동을 하고 나머지 기간은 스스로 충전 케이블에 꽃고 충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하필이면 그 일주일에 주인공과 만난 셈이다. 주인공은 이 플라네타리움관에서 2497290번째 손님이 된 것이다.

3. 세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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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게임을 하게 된 계기의 CG.

이 봉인도시에는 무인 전투 전차라던가.. 동업자라던가.. 주인공에게 있어서는 적들이 약간 있던 모양이다. 다소 너덜너덜해진 모습으로 얼떨결에 이 플라네타리움 관에 들어왔지만 그곳을 반겨 주는 것은 '호시노 유메미'라는 어린 소녀 모습의 로봇이다. 사실 험난한 삶을 살아온 주인공으로서는 컬쳐쇼크가 아니었을까. 어렸을적부터 생존을 위해 굴러다니던 주인공과는 대조적으로 유메미는 마치 30년전 인류가 번창하던 그때처럼 밝은 모습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플라네타리움은 어떨까요?"

"어떤 때라도 결코 꺼지지 않는 아름답고 영원한 빛"

"온 하늘의 별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무음성버전이라면 유일하게 나오는 음성이다. 옛날부터 '호시노 유메미'가 즐겨하는 말이다. 업무상 광고멘트라고 해야 할까? 30년이 지난 현재 옛날의 모습을 생각할 수 있는 멘트이다.

플라네타리움 관에는 '호시노 유메미' 말고도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이에나'라고 하는 플라네타리움 투영기다. 그 증거로 천장은 투영기로 비취줄만한 큰 돔이 있다. 어쨌든 유메미의 입장에서 주인공은 손님이니까 자신이 할 일을 한다. 투영기로 별을 보여주는게 바로 플라네타리움 관에서 할 일인가보다. 하지만 이게 어찌된 일인가. 이에나라고 하는 이 기게는 작동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그도 그럴것이 30년 가까이 방치해놨고.. 녹이 슬지 않게 니스를 마구 칠해놔서 당장 쓸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주인공이 그것을 고치기로 한다.

유메미는 인간이 아닌 로봇이다. 그점에 있어서 사실 인간보다 감정이라는 요소가 약간 적다. 주인공 입장에서는 유메미는 단순히 같은말을 반복하는 골칫덩이로 느껴지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거의 30년동안 세상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그만큼 무지하다는 말도 되겠지. 그녀는 자신이 고장났다고 말한다. 주인공도 그러려니 한다. 유메미가 아무도 없는 백화점에서 서포트 센터나 의무실에 연락하고 대답이 없는 것을 확인하는 모습은 꽤 재미있다. 주인공 입장에서야 귀찮겠지만 그런 부분도 하나의 재미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이 이에나를 고치는데 옆에서 이상한 공구를 계속 들어서 이걸 써보라고 권유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다. 물론 주인공은 사실을 말해 납득시키려 하지만 로봇에게 그것을 이해하는덴 무리인것 같다.

마침내 '이에나'의 수리가 끝나고 그제서야 투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게임상에서 수리가 끝났다고 말했을때 말은 안했지만 그는 다소 실망스럽고 반신반의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은 정들었을지도? 좌우지간 투영을 재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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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네타리움 관의 말에 걸맞게 별을 보여주었다. 대기의 이상으로 주인공이 볼 수 없었던 별을 말이다. 처음 보여준 것은 여름 하늘의 별자리. 유메미는 평소처럼 이 투영의 해설을 하고 있었다. 별이라고는 본 적 없는 주인공은 별이라는 존재에 큰 감명을 받는다.

그리고 플라네타리움 관에서 준비한 250만번째 손님 기념으로 제작한 특별 영상을 틀려는 순간 투영은 갑작스레 중지되었다. 전력 공급이 마침내 끊긴 것이다. 따라서 모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특별 기념 영상은 중지될 뻔했으나 주인공은 유메미에게 목소리만으로 투영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주인공을 눈을 감고 설명을 들으며 별을 그리기 시작한다.

특별 기념 영상의 제목은 우주로 날갯짓하는 인류의 꿈. 별의 세계를 동경하는 인류가 이윽고 우주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그녀의 말로 머나먼 과거부터 현재까지 거슬러온다. 그리고 그녀는 까마득한 미래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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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다. 그녀는 먼 미래가 되어도 이 밤하늘을 잊지 말아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그렇게 투영은 종료된다. 그리고 주인공은 인류가 마지막 밤하늘을 보려고 했든 그 장면을 떠올리며 잠이 든다.

주인공이 이 건물에 들어온지 5일째가 되는 날이다. 슬슬 주인공은 나가보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완전히 끝나버린 플라네타리움 관에 그녀를 두고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침 수요일이라 쉬는날이고 해서 그녀는 주인공을 바래다주기로 한다. 드디어 그녀는 바깥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30년 전과는 달라진 현재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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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거리로 나서는 '호시노 유메미' 참고로 손에 든건 처음 주인공을 봤을때 준 자칭 '꽃다발'이다. 억지로 들고 오다가 자주 넘어져 이동하는데 지체하긴 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이 꽃다발을 받아준다. 무인 전투 전차가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위험한 거리에 그녀와 함께 행동한다는건 엄청난 위험이 뒤따르고 있다. 그것을 알면서도 버리지 않고 끝까지 따라오게 한다.

'호시노 유메미'에게는 소원이 있다. 유메미는 점장한테 로봇에게도 천국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점장은 로봇도 분명 천국이 있다고 말해줬다. 하지만 '호시노 유메미'의 소원은 천국으로 가는게 아니다.

'천국을 둘로 나누지 말아주세요."

"전 천국에 가더라도 인간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거든요."

이렇게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둘 앞에 장애물이 생긴다.

도시 곳곳에 배치된 무인 전투 기계. 즉 적이다. '시오마네키'라고 불리우는 이것이 나갈 구멍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유메미를 안전한 곳에 두게 하고 공격을 나선다. 첫발은 빗나갔다. 사격을 한 건물이 거의 무너져내린다. 겨우겨우 두번째 탄을 시오마네키의 다리에 맞춘다. 중심을 잃은 시오마네키는 분노한듯이 마구마구 주포를 갈겨댄다. 그리고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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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메미가 저것을 가로막는다. 유메미는 저 기계한테 중지 신호를 명령하는것처럼 보인다. 시오마네키는 유메미에게 기총을 갈기고 주인공은 이때 자신의 무기로 시오마네키를 격추시킨다.

완전히 박살난 유메미는 마지막으로 주인공과 이야기를 나눈다. 자신의 가슴에 있던 노란색 뱃지로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의 영상들을 보여준다. 마지막 순간 그녀의 동료가 떠나는 순간도 말이다. 주인공은 이런 유메미에게 너를 데리러왔다고 납득시킨다. 앞으로도 더 사람을 도우며 살아갈 날들이 있다고. 유메미는 자신의 메모리 디스크를 주인공에게 넘긴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플라네타리움 관에 더이상 사람은 안올거라고..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면서 자신이 망가졌다고 자책하며 그 긴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이 나타났을때 너무나도 기뻤다고 한다.

이제 주인공은 가야한다.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유메미의 미래를 위해 말이다.

4. 개인적인 견해
아마 이런 류의 게임으로는 최초로 전연령판을 플레이했다. 물론 클리어하기 전까진 몰랐지만 말이다. 쉽게 말해 이 게임은 감동을 주는 그 본연의 목적으로서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세기말을 겪고 있는 현재의 주인공, 그리고 30년전 평화로웠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호시노 유메미. 둘은 서로 마주보면서도 전혀 다른 세계의 것이다. 그 둘의 만남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평화를 가지고 있는 호시노 유메미는 분명 삭막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그녀가 정말 원한것 처럼 인간들에게 희망을 주며 도움을 주는 천국을 느낄 것이다.

사실 플라네타리안을 플레이한 것은 위에도 말했다시피 그래픽에 끌려서 그렇다. 특유의 부드럽고 독특한 채색이 꽤나 호감이 갔고 원래 머리를 묶는 스타일보단 생머리가 더 끌리긴 하는데 그걸 넘어서 '호시노 유메미'라는건 꽤나 오랜만에 마음에 든 히로인이랄까? 로봇이라는 특유의 무지함도 꽤나 끌렸다.

5. 그 외
이 리뷰도 저질러버렸다. 워낙 할말이 많은 게임이기도 했지만 너무나도 길잖아! 히로인은 한명인데.. 그만큼 내 마음속에 깊은 감명을 준 게임이다. 플레이시간 2시간 반으로 얻은건 꽤 많다고 여겨진다. 전연령판이라고 꼭 나쁜 것은 아니며, (하지만 사랑을 다루는 게임에 그것에 없으면 좀 안된다고 본다. 소비자 우롱이다.) 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겼고, 로봇속성이 괜히 있는건 아니다라고 생각이 든다. 아무튼 괜찮은 게임이었다.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위해 한 게임치고는 성공적이다? 이젠 다시 씹덕대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