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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칸나기 리뷰

1. 서론
2008년을 뜨겁게 달군 마지막 애니메이션으로 손꼽히는 칸나기가 총 12화로 무사히 방영을 마쳤다. 한창 애니가 방영중일때 원작 코믹스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서 꽤 구설수에 오른 작품인데 어찌됐든 애니메이션은 성공리에 방영을 마쳤고 코믹스도 1월부터 다시 연재를 재개한다고 한다. 원작 코믹스의 작가가 타입문 엔솔로지로 유명한 '타케나시 에리'였고 애니메이션 각본은 럭키☆스타로 유명한(얼마 못갔지만) '야마모토 유타카'여서 방영 전부터 화제였다. 제작은  최근 뜨고 있는 A-1 Pictures가 맡았다.(SONY 계열이라 그런지 7화에 소니 제품이 언급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도 완성도가 좋고 재밌게 즐기기엔 더할나위 없는 수준의 작품이다.



2
. 애니메이션의 재미요소
역시 칸나기라는 애니메이션을 설명하려면 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나기는 주인공인 미쿠리야 진이 사는 마을의 토지신으로 벌목된 신목을 가지고 진이 조각상을 만들었더니 그 조각상에서 갑자기 나기가 튀어나온다. 이리하여 진과 나기의 기묘한 동거이야기가 시작된다. 떠오르는 성우인 '토마츠 하루카'의 맛깔나는 연기와 토지신이라는 현재와는 다소 동떨어진 존재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신비감과 순수함, 그리고 그와 비견되는 대담함이 잘 어우러져있는 매력있는 캐릭터이다. 그 외에도 다른 캐릭터들도 개성있기 때문에 보는 내내 재미있었다.


칸나기에는 약간의 패러디와 오타쿠 문화가 잘 어우러져 있다. 문화를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입장인 나기는 물론이고 미술부원들의 영향인지 종종 오타쿠 문화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자주 등장한다. 그 외에도 학원물에 있을법한 러브스토리라던가 오해(?)라던가 1쿨로 짧은 분량이지만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3. 간단한 리뷰

미술부원인 진은 지역 전시회에 출품하기 위해 친구인 히비키 다이테츠에게 받은 신목을 깎아 나무의 정령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나무의 정령상은 갑자기 한 소녀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고 그 소녀는 자신을 신이라 자청한다. 나기는 인간의 몸이 되어서야 신목이 잘렸다는걸 알게 되었고 마을에 재앙이 돌아다니는걸 발견한다. 그래서 재앙을 잡아도 멀쩡한 진과 함께 마을에 퍼져있는 재앙을 퇴치하기로 한다. 그리하여 진은 나기와 함께 단 둘이서 한 집에 살게 된다. 진은 막무가내인 나기와 지내면서 상당히 피곤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아오바 츠구미는 전날 학교에 안온 진이 걱정되서 집을 방문했지만 진과 함께 있는 여성을 보고 놀란다. 결국 나기가 직접 나서서 자신은 진의 이복 남매라느니 이중인격이니 하면서 겨우 수습한다. 츠구미는 어렸을 적부터 진을 챙겨주던 소꿉친구같은 존재로 모든 러브코미디가 그렇듯이 역시 진에게 마음이 있다. 부끄럼을 많이 타기도 하지만 나기와 다니면서 영향을 받은 건지는 몰라도 꽤 대담한 모습도 보여준다.


마을 사람들에게 참회쨩이라고 불리우는 이 소녀는 바로 나기의 동생이다. 이 마을에는 하나의 신목이 둘로 나뉘어져 이렇게 신이 둘로 존재했다고 한다. 나기는 진이 만든 나무상을 그릇삼아 인간화했지만 참회쨩은 스즈시로 하쿠아의 몸을 빌려서 생활하고 있다. 현대에 들어서 예전처럼 참배를 드리지 않아 숭배(최근의 용어로는 인기)를 받아야 힘이 생기는 신으로서는 힘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참회쨩은 연예인이 되어서 마을사람들의 수많은 지지를 받아 힘을 키워가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진이 마음에 들었는지 진에게 앵기곤 해서 츠구미와 함께 삼각관계를 벌이곤 한다.


미술부원중 한명인 아키바 메구루. 흔히 아키바계라고 불리우는 녀석이다. 이녀석은 진정한 의미의 오타쿠에 가까울 정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타쿠 문화에 대한 전문지식으로 똘똘 뭉쳐있고 잡지에 출판할 만화도 그리고 있는 2차 창작자이다. 그러면서 오타쿠에 대한 편견에는 강하게 반발하는 그야말로 '겉으로는 멀쩡하면서도 속은 완전 덕후'.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 팬들이 이녀석만큼의 자질을 갖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역시 덕후일뿐..


나름 미술부의 부장인 키무라 타카코는 오타쿠 문화에 갓 물들어버린 타입이다. 그럴듯한 커플링이 나오면 눈을 번뜩이고 관심을 보이고 귀여운 것도 좋아한다. 특히 나기가 학교에 오면서 아이돌 취급을 받을때 생긴 팬클럽의 회원이기도 하다. 항상 오코우치 시노와 함께 다니며 오타쿠 관련 정보를 메구루에게 종종 배우는 편. 이미 야겜도 빌려서 하는 정도이다. 타카코가 가장 돋보인 편은 역시 10화 노래방 에피소드로 애니송을 부를때 완벽한 안무와 귀여운 애니 목소리를 선보여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기가 진의 집에 있는 목적은 바로 마을에 퍼져있는 부정을 퇴치하는 것이었는데 어째서 부정이 생겨났고 퇴치했는지 나기는 진에게 확실하게 대답을 안해준다. 오히려 그런 이야기를 하면 화만 내고 얼버무리곤 하다 결국에는 도망친다. 나기는 홀로 생각을 하다 비로소 자신이 어째서 부정을 퇴치하는지에 대한 이유, 즉 자신이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 이유를 애초에 몰랐다는걸 깨닫는다. 그리고 그동안 아무것도 모른체 속여왔던 진에게서 떠나 가출하게 된다.


나기가 사라지고 어찌할 도리를 모르고 있는 진은 기운이 없어보인다. 츠구미는 나기가 사라졌다는 말을 듣고 진에게 충고를 해준다. 그 충고를 들은 진은 다시 힘을 내서 나기를 찾아다니고 인터넷 팬카페의 도움으로 나기의 위치를 알아낸다. 비록 나기는 자신이 신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증명할 수 없는 애매한 상태라서 너무나 괴롭지만 진은 어렸을 적 신목에서 발견한 나기의 모습을 떠올리고 나기를 신이라고 믿고 잃어버린 자아를 함께 찾자고 제안한다. 그때, 과거 칸나기 신에게 신세를 졌던 카미모리 시게가 귀신의 모습으로 이들 앞에 나타난다. 알고보니 진이 나기를 찾아다니면서 과거 신을 모시던 가문에 있던 연로한 할머니였다. 진과 나기는 앞으로 힘을 합쳐 자신을 찾아가자고 다짐하고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마지막 장면은 아주 훈훈하게........



4. 개인적인 견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안믿어도 진만큼은 나기를 믿어줄 것이다.


'칸나기'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장르로 개성있는 캐릭터와 재밌는 소재들로 인기를 끌었다. 물론 원작자나 감독의 유명세 덕도 어느정도 보았고 원작 코믹스 칸나기 사태때문에 더욱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주인공인 '나기'는 신이지만 전혀 신같은 언행을 보이지 않는게 오히려 매력이다. 설정상 신비감과 순수함이 느껴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보통 학원물에 나올 여자아이의 모습에서는 동떨어진 대담하고 게으르고 과격한 모습은 큰 재미를 유발한다. 그리고 역시 주인공인 '진'은 하렘물에 어울리는 우유부단한 성격이면서도 나기한테만은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상적인 남주인공 역할을 해주었다.


그리고 다른 캐릭터들의 특징도 빼놓을 수 없다. 진이 다이테츠와 엮인다던가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진을 좋아하는 참회쨩과 츠구미가 적극적인 연애행각을 벌인다는건 칸나기가 (메인 히로인인 나기에게는 다소 적었지만) 러브코미디도 선사해준다는걸 느낄 수 있다.


최근 수작들을 만들어내는 A-1 Pictures답게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주었고 엔딩때마다 다양한 원화가들의 엔딩컷도 받아내었다. '야마모토 유카타'표 오프닝 댄스도 멋지게 선보이기도 했다. 애석한 점은 이미 6권까지 코믹스가 발매가 된 것에 반해 1쿨로 줄이려다보니 아직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한참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급하게 마무리를 지어버린 느낌이 있다. 혹여 타케나시 에리가 다시 칸나기 연재를 시작하고 충분히 내용이 정리될 쯤에 애니메이션 2기를 내놓는다면 더욱 호평을 받을 것 같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건 코믹스 칸나기 재연재가 되야 한다는 것이겠지.


5. 그 외

이번 시즌 애니메이션중에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칸나기가 종영했다. 간만에 재밌게 본 애니메이션이다. 진짜 원작 코믹스 칸나기 사태는 너무나 아쉽다. 타케나시 에리의 회복과 연재 재개를 응원한다.